김영훈 국민서관(주) 콘텐츠기획본부장
사람이 죽으면 묘비에 이름과 함께 태어난 날짜와 죽은 날짜가 적히게 됩니다.
"아무개는 0000년도 00월 00일에 태어나 XXXX년도 XX월 XX월에 죽었다."
그런데, 태어난 날과 죽은 날 사이에 한 줄의 글을 추가할 수 있다면 여러분들은 무엇이라 적을 생각이신가요?
"오직 나의 평안만을 위해 살았다."
"남의 눈치만 보며 살았다."
"아무 생각 없이 살았다."
등등의 글귀가 적히길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아무개는 ( )을 이루다가 죽었다."
그 누구도 채워줄 수 없는 빈칸.
오로지 자신만의 노력으로 완성할 수 있는 그 한 줄을 위한 시간은 어제도 아니고 내일도 아닌 바로 오늘 입니다.
그렇기에, 어제에 대한 미련도 내일에 대한 기대도 오늘의 이 시간보다 더 중요할 수는 없습니다.
봄이 되니 여기저기서 꽃 소식이 전해집니다.
점점 더 각박해지고 팍팍해지는 세상살이가 꽃이라고 해서 쉬울 리 없습니다.
혹시라도 채 피우기도 전에 떨어지는 꽃이 있다면 저는 이런 글귀를 꽃의 묘비에 적어주고 싶습니다.
"혼신의 힘으로 희망을 알리다 스러지다."
꽃만큼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대충 살다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꿈을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 혼신의 노력으로 살아가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찬란한 봄볕에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어수선한 세상이지만 봄볕은 따스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스러진 꽃을 딛고 오늘도 또 새로운 꽃이 피어납니다.
희망입니다.
하루하루 피어나는 희망이 있기에 언젠가는 채워야 할 빈칸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혹시, 채워야 할 빈칸을 생각해 보신 적이 있나요?
아직 생각해보지 않으셨다고요?
아닙니다. 이미 그 빈칸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