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영
서울365외과, 내과, 피부과 대표원장
최근 건강검진이 대중화 되면서 대장내시경 검사가 점점 보편화 되는 추세이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정기 건강검진에서는 대변 잠혈 검사에서 혈액이 검출되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추가로 시행할 수가 있다.
아마도 대장내시경을 한번쯤 시행해 본 분이라면 대장내시경 전의 장세척 곤욕을 기억할 거다. 3-4L짜리 전처치 약물을 몇 시간 안에 마시고, 참을 수 없을 정도의 급변감, 복통, 구역, 구토 등 한바탕 일을 치러야 대장내시경 검사를 위한 준비가 된다.
최근에는 이러한 불편감을 없애기 위한 많은 방법들이 사용되고 있지만, 대장의 대변을 없애고 대장을 깨끗이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장을 깨끗이 비우는 것은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대장 내시경의 용종 발견율, 대장암 발견율은 대장의 깨끗한 정도에 비례해 증가하게 된다. 대장의 청소가 잘 되지 않으면 병이 있더라도 발견하지 못할 수 있고, 추가적인 장 세척제 복용으로 더 힘든 과정을 격어야 한다.
이러한 대장내시경 장세척 제제는 성분에 따라서 특징과 복용법이 나뉘게 된다.
적은 양으로 강력한 세정 효과를 보였던 포스포소다 성분의 장세척 약품은 현재 국내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강력한 삼투 효과로 몸속에 있는 물을 빼내다 보니 전해질 불균형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고령이거나 심장, 콩팥장애 등이 있을 경우에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금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08년 FDA가 경구용 포스포소다(인산일수소나트륨·인산이수소나트륨) 사용 시 전해질 이상으로 신장 세뇨관에 인산칼슘이 결정형태로 축적돼 급성 신장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히고 정세척 용도 사용을 금지했다.
국내에서도 2009년 식약청이 인산나트륨 성분을 포함한 국내 9개 업체 11개 제품에 대해 장세척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허가사항을 변경한 상태이다.
가장 많이 쓰이는 장세척 제제로 폴리에틸렌글리콜(PEG) 성분의 약제가 있다. 폴리에틸렌글리콜 성분의 장관 세정액은 가장 많이 사용되는 형태이며 ‘콜리트산’, ‘콜론라이트’ 등의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이 약은 비흡수성 전해질 용액으로 복용 시 장 안에 발생하는 삼투압 차이를 이용해 분변을 씻어내는 방법이다. 검사 전날 세정액 복용 1 시간 전에 가루약이 들어 있는 통에 4리터 표시부분까지 보리차 또는 생수를 넣은 후 흔들어서 물약으로 만든다.
물약으로 만든 후 안 드실 경우에는 냉장고에 보관한다. 요즈음 복용하기 쉽도록 0.5리터씩 복용할 수 있는 작은 용기도 있다.
폴리에틸렌글리콜 성분의 약제에 아스코르빈산을 첨가해 복용 용량을 반으로 줄인 ‘쿨프렙산’ 도 요즘에 인기 있는 장정결 약제이다.
폴리에틸렌글리콜 성분의 약제는 부작용이 적고, 대장을 깨끗이 비우는 효과가 있지만 3-4ℓ라는 어마어마한 양을 마셔야 한다.
이에 반해 ‘피코라이트’성분의 장 정결제는 먹는 양은 폴리에틸렌글리콜 용액의 10분의 1 이하로 줄었지만 식사요법을 엄격하게 지켜야 하는 단점이 있다. 또 장이 깨끗이 비워지지 않는 경우도 발생한다.
또한 피코라이트성분의 제제는 충분히 물에 녹여서 먹지 않을 경우 식도 화상 등의 경우가 발생할 수 도 있다.
요약 하자면 폴리에틸렌글리콜 성분의 약제는 안전한 대신 많은 양을 먹어야 하고, 폴리에틸렌글리콜 + 아스코르빈산 제제는 먹는 양을 좀 더 줄일 수 있고, 피로라이트 성분의 약은 먹기 편하고 적은 양을 먹는 대신 식이조절을 잘 해야 청결한 장정결을 할 수 있다 .
최근에 가장 핫한 약제는 오라팡 이라고 하는 알약이다. 폴리에틸렌글리콜 성분의 약제는 알약으로 만들기 힘들었는데 최근 개발에 성공해 최근에는 알약을 이용한 장정결이 많이 사용된다. 아직 비보험 약제라 약값이 조금 더 나가는 단점이 있지만 물을 먹는 양은 같다.
한가지만 기억하자면 장 전처치 시에는 물을 많이 먹어야 하는 것 하나는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대신 고혈압, 당뇨 등 기저 질환이 있는 분들은 담당 의사와 상의 후 적절한 전처치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규칙적인 정기 검진으로 건강한 생활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