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국민서관(주) 콘텐츠기획본부장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시계와 같은 사람과 나침판과 같은 사람입니다.
시계와 같은 사람은 시간에 떠밀려 삶을 살아가는 사람을 말합니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고 때로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조차 모를 정도의
스케줄에 떠밀려 계속 바쁘게만 사는 사람입니다.
나침판과 같은 사람은 목적을 가지고 인생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을 말합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계속 그 목적을 향해 방향을 잃지 않고 나아가는 사람입니다.
늘 시간에 ㅤㅉㅗㅈ기며 살아갑니다.
무슨 일을 하던 시간을 맞추기 위해 허덕거립니다.
일을 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니라 시간을 채우고 맞추기 위해
일을 하는 것 같은 상황이 됩니다.
물론 처음부터 이렇지는 않았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목적을 잃어버렸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침판을 보는 방법을 잊었기에 꺼내보는 건 오로지 시계뿐입니다.
수시로 시계만 들여다봅니다.
“째깍 째깍 째깍” 쉼 없이 흐르는 시간의 압박에 쫓기며 살아갑니다.
정처 없이 떠도는 삶이 됩니다.
더 늦기 전에 반대편 호주머니 깊숙한 곳에 들어 있는 나침판을 꺼내야 합니다.
나침판의 바늘을 북쪽으로 맞춘 후 가고자 하는
목적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해야 합니다.
지구로 귀환하는 우주선의 진입 각도는 7도를 유지하여야 한다고 합니다.
7도 보다 작으면 물수제비를 뜬 조약돌처럼
지구 대기권에서 튕겨져 나가고, 7도 보다 커지면
지구가 잡아당기는 중력가속도가 커져 자칫 찌그러져 버릴 수 있습니다.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습니다.
가고자 했던 방향에서 벗어나는 순간 삶에서 튕겨져
나갈 수도, 삶 자체가 찌그러져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수시로 나침판을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시계는 꼭 필요할 때만 보면 됩니다.
이른 새벽. 새들이 태양을 향해 날아갑니다.
새들은 시계를 보지 않습니다.
오로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생각하며 날아갑니다.
어쩌면, 새들은 시계 대신 나침판을 손목에 차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