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아 칼럼위원(한국문인협회 회원(중앙/파주))
고인돌 이야기-1
가족들이 모두 바빠서 꼬맹이를 돌봐 줄 어른은 대왕 할아버지뿐이에요. 언제나 꼬맹이는 대왕 할아버지의 손에 이끌려서 마을을 다니곤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부터 꼬맹이가 할아버지를 따라 다니게 되었어요. 꼬맹이 혼자 서성거리는 모습이라도 대왕 할아버지의 눈에 띄기만 하면 붙잡혔어요. 그런데 할아버지를 따라다닐 때는 형들과 삼촌들을 바라보기도 하고 자유로워요.
대왕 할아버지를 찾을 만도 한데 꼬맹이에게는 할아버지 곁이 더 마음 편한가 봐요. 가슴 졸이며 훈련을 받지 않아도 되니까요. 어른이 되면 저절로 할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형들과 삼촌들을 관찰하면 되었죠.
꼬맹이의 하루 하루가 대왕 할아버지를 대신하여 할아버지의 손으로 채워지고 있었어요. 얼마나 지났을까요? 꼬맹이의 손이 바쁘게 그릇도 빚어내고, 돌팔매질도 하고 있는 거예요.
이제 꼬맹이도 훈련받을 때가 되었을까요? 마음이 조금 편안해지니까 잠도 더 잘 잤어요.
꼬맹이의 늦잠은 뒤척뒤척 여전히 계속되었어요. 아침부터 또 마을 사람들이 몰려와서 소란스럽게 하는 바람에 잠이 깼어요.
이른 새벽부터 분주한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지만, 아직 날도 밝지 않았는데 또 무슨 일일까요. 마을 곳곳에서 사람들이 마당 넓은 집으로 몰려왔어요. 늘 그렇게 아침이면 시끄러웠죠. 꼬맹이는 어땠을까요?
솜씨를 내기 시작한 나이가 되었다고 조금 다른 느낌이 들었을까요. 밖의 소리가 가깝게 들릴수록 꼬맹이 팔이 점점 시려 왔어요. 분명 마을에 무슨 큰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