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파주교육지원청의 혁신적이지 못한 혁신교육은 무엇인가?

입력 : 2019-10-15 00:51:58
수정 : 2019-10-15 00:51:58


강용범 파주시대 시민기자

파주교육지원청의 혁신교육지구 사업 추진 절차가 혁신적이지 못하고 구태의연하다는 지적이다.

파주교육지원청(이하 교육지원청)은 지난 10월 1일 파주시의 각급 학교에 공문을 발송해 ‘파주혁신교육지구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원회) 구성에 필요한 학부모 위원(3명)의 추천을 요청했는 바, 10월 8일을 마감일로 해 학교업무관리시스템을 통해 공문으로 접수하도록 했는데 이와 관련, 일부 시민단체 및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첫째, 10월 1일 공문발송을 하고 10월 8일 마감일로 정한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교가 10월 4일을 재량 휴업일로 지정해 10월 3일(개천절)에서 10월 6일까지 단기방학을 진행하는 상황이라 업무일이 10월 2일 단 하루 밖에 없었으므로 내부결재 과정을 고려하면 사실상 공지할 시간이 불가능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실제로 10월 6일 기준으로 국가 정보공개 사이트(open.go.kr)를 통해 검색한 결과, 이를 공문접수 후 학부모에게 공지하도록 결재한 학교는 102개교 중 단 3개교(청암초, 파평초, 한빛초) 뿐이었다. 절대 다수의 학부모가 이를 인지하지 못해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차단된 것이다.

둘째, 표면적으로 공개모집이라는 절차를 표방하고 있으나 이와 같은 상황을 교육지원청 홈페이지에 공개하지 않았다.

학부모가 직접 작성하는 지원서를 이메일 등으로 접수받지 않고 학교업무관리시스템을 통해 공문으로만 접수하도록 한 것은 불필요한 교사 업무의 증가와 더불어 지원자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해 시대에 맞지 않기도 하거니와 공개모집의 취지에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셋째, 학부모 위원을 위촉하는 절차를 진행하면서 교육지원청이 조직해 운영하고 있는 학부모 단체인 ‘경기교육사랑 파주학부모네트워크’(이하 학부모네트워크)에는 공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학부모네트워크는 각 학교의 학부모 대표인 학부모회장의 모임으로서 유일하게 공신력있는 학부모 대표 단체이다.

이와 같은 단체에 공지하지 않고 파주시 학부모 대표 위원을 위촉하겠다는 것은 학부모네트워크 운영함에 있어 겉으로는 학교 자치와 학부모 교육참여를 지원하기 위한 조직이라 말하지만 속으로는 각종 교육청 행사 시 인원동원을 위한 조직쯤으로 여기고 스스로 폄하하고 활용하지 않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공개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은 절차에 의해 학부모 위원을 선정해 위촉하는 것은 학부모를 교육의 구성원으로 여긴다면서 실제로는 들러리로 취급하고 지원청의 의지에 따라 거수기 역할만 해줄 것을 기대하는 구시대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과연 교육지원청이 혁신의 주체인지 혁신의 대상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같은 지적이 복수의 시민들과 학부모들로부터 빗발치자 교육지원청은 지원 마감을 10월 31일로 기한 변경했다. 지원 방식도 담당자 이메일 접수로 바꾸고 뒤늦게 지원청 홈페이지와 학부모네트워크 커뮤니티에 공지하는 뒷북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절차조차 감안하지 못하고 일하기 편하고 부리기 편한 교육지원청의 입에 맞는 인사들을 심겠다는 그러한 발상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혁신적이지 못하면서 혁신교육을 외치는 교육지원청의 진짜 모습은 어떤 것일까?

파주교육지원청이 늦게나마 공모방식을 변경한 것은 다행이며, 차후 교육청 자체 추천위원회의 구성과 선정 절차가 공정하고 합리적이기를 바란다.

파주시는 지난 9월 26일 경기도교육청과 파주혁신교육지구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는데 혁신교육지구 운영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10월 중 공포하고 혁신교육지구의 장기적 발전과 지속적 추진 등을 심의할 기구인 운영위원회(시청, 교육청, 시의원, 교사, 학생, 학부모, 시민 등으로) 구성을 준비중이며 이중 교사, 학생, 학부모 위원은 지원청의 추천으로 선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