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등병의 편지’, ‘가을 우체국 앞에서’ 원작자로 더 유명한
광탄출신 작사 작곡가 겸 가수 김현성씨
수정 : 2019-10-02 14:09:16
신산2리 일원에 그를 모티브 한 ‘이등병 마을, 편지길 조성’
고 김광석씨가 부른 ‘이등병의 편지’와 YB밴드 윤도현이 불러 히트한 ‘가을 우체국 앞에서’는 포크음악을 사랑하는 대중들에게는 널리 알져 있는 곡 들이다.
파주 광탄출신 포크가수로 김현성(59)씨가 작사 작곡한 노래는 포크가요를 떠나서 대한민국 중년의 연령대는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1992년 파주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노래동인 종이연’이라는 그룹을 결성, 한수 이북지역에서 음악 DJ로 명성을 날리던 김철(교하 거주 현재는 건축가)씨와 작사 작곡가 겸 가수인 김현성씨에 의해 탄생했다.
필자 역시 당시 30여년전 준 스튜디오를 운영했었는데 이들의 공연이 있을때마다 사진 촬영을 했었다. 30여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2019파주포크페스벌에 출연했던 김현성씨를 비롯 김철, 개그맨 정표씨 등을 만나 오랜만에 만나서인지 어색한 면도 있었지만 너무나 반가웠다.
김씨에 의해 ‘이등병 마을, 편지길 a조성’사업이 그의 고향인 광탄면 신산2리 일원 40,428㎡(약 1만2000평)면적에 국·시비 25억7300여만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020년 에 착수, 2022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광탄은 과거 유흥지역으로 발전한 지역으로 골목길 중심으로 건물 집단 형성됐다. 이후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지역 쇠퇴로 ‘달동네’로 전락하는 과정에서 중·장년층 및 다문화 가족 중심의 노후주택 밀집지역으로 변해있다.
이에 파주시는 지역상황 및 문화·인적자원을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 및 주민소득에 기여하고자 지역출신의 가수 김현성씨를 모티브로 한 거리를 조성해 연간 300만 명이 찾는 마장호수 출렁다리에 이어 또 다른 관광객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본지는 음악에 대한 열정하나로 왕성한 음악 활동을 하며 고향인 파주를 알리고 있는 현 노래의인문학 대표 김현성씨를 만나 과거의 이야기와 ‘이등병 마을, 편지길 조성’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 그동안의 근황을 말해 달라.
모처럼 고향에서 가진 파주포크페스티발에 공연하게 돼 반가웠다. 이어서 바로 전태일 평전으로 기반으로 노래극‘불꽃’의 공연을 서울 전태일기념관에서 지난 9월 18~19일 열었다.
전체음악 작곡과 연출을 맡아서 했고 좋은 반응을 얻어 내년 추모 50주년을 맞아 전국순회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그리고 목사이며 시인, 화가인 임의진의 시를 노래로 담은 시가집‘심야버스’음반이 곧 나온다.
■ 파주를 떠나 있으면서 주로 어떤 활동을하며 지내왔나?
윤동주 시인의 시를 음반으로 내고 이어서 3년째 노래극 ‘윤동주 - 별을 스치는 바람’을 여러도시에서 공연을 했다. 이준익 감독의 허락을 얻어 영화‘동주’의 몇 장면을 쓰고 있고 캘리그라피와 배우들이 등장하는 노래극인데 음악과 연출을 맡고 있다. 크고 작은 공연과 노래극을 주로 하고 있다.
■ 노래(가수) 외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이 있나?
부족하지만 그동안 세 권의 시집을 내고, 노랫말 창작론과 좋은 노랫말을 필사할 수 있는 ‘펜으로 노래하다’라는 책을 냈다. 그 동안 차근차근 써왔던 시도 내년에 네 번째로 시집을 내게 된다.
■ 소개에서 ‘노래의 인문학’이라는 타이틀이 있는데 무엇인가?
노래로 들여다보는 인물, 역사, 우리의 일상 모든 것을 말한다. 말 그대로 노래로 담아 기록하고 남기는 것인데 인물 중에는 윤동주 시인, 화가 이중섭, 전태일 등 여러 인물을 음반으로 발표했다.
울산은 ‘울산이라는 말이 별빛으로 쏟아지네’, 통영‘남도기행’, 정선‘보고싶다 정선아’라는 타이틀로 음반을 냈다. 그 지역의 정서와 역사를 담은 노래들이며 그 지역에서는 꾸준하게 불려지고 활용되고 있고 물론 제가 제작자는 아니다.
그 지역의 시민단체나 관공서의 의뢰를 받아 작업한 것인데 저도 직접노래하고 그 지역의
어린이 합창단, 다른 가수도 함께 출연했다. 기회가 닫는데로 파주의 여러지역과 역사 이야기도 담을 것이다. 노래도 시간이 지나면 기록이 되고 역사가 된다. ‘목포의 눈물’이나 ‘대전부르스’처럼.
■ 고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 작사 작곡(원작자)가인데 이 노래를 만든 배경이 무엇인가?
광탄에서 대학(서울예전)을 서울로 다녔다. 그러면서 노래를 처음 만들게 됐고 그 시절 만들게 된 노래이다.
지금은 저를 상징하고 대표곡이 될 줄은 생각도 못한 일이다. 저는 군대를 좀 늦게 갔고 그러는 사이 여러 친구의 입대를 배웅했다. 불광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집으로 오는 버스안에서 썼는데 두 달 뒤쯤 지금의 멜로디를 입혔고 운명같이 다가왔다. 그 시절 학교에서 ‘이등병의 편지’를 들은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고 그렇게 시작됐다.
■ 파주시에서 광탄면에 ‘이등병 마을, 편지길 조성’ 계획에 있다. 어떤 사업인지 설명해 달라.
광탄은 예전에는 미군부대가 있었고 당시에는 이렇다 할 대표적인 농산물, 관광지가 없었다. 조용한 면단위의 작은 도시였다. 그러다보니 도시의 풍경이 큰 변화없이 낡아가고 있는 곳이 많아 보였다.
어느 부분은 조금 깔끔하게 정비가 됐으면 하는 부분도 있다. 기왕 도시의 새 미관을 가질 거라면 그곳의 야야기를 담아줘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어 요란하게 만들 것이 아니라 재미있고 건실하게 거리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군대에 대한 기억은 평생 간다. 다른 지역사람들이 지나가다가 들러도 재미있게 추억 할 수 있게 하고 그 기억을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그런 공감대였으면 한다.
김현성 이등병의 편지 이미지를 담은 공간과 제 노래‘가을 우체국 앞에서’를 형상화 하는 작은 우체국이나 공원, 이발소 등의 공간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설계자는 아니어서 큰 틀만 있고 아직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파주시와 의견을 나눠가면서 이 곳을 찾는 이들에게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거리로 조성할 것이다. 2022년까지 전체 완공 예정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때쯤이면 고향에 둥지를 틀 계획이다.
■ ‘이등병의 편지’ 거리 전반적인 조성에 있어 김현성씨가 공들이고 싶은 테마가 있나?
군대에 대한 이미지가 좋다고만 할 수 없는데 그것을 긍정적인 모습으로 갖게 됐으면 한다. 군대를 보낸 사람, 군복무를 마친 사람 하면 전국민의 상당수가 다 관계가 된다. 그런 사람들이 한 번쯤은 둘러볼 수 있는 그런 공간이었으면 한다.
■ ‘이등병의 편지’ 거리는 김현성씨를 모티브로 조성한다는데 그 배경을 말해달라
시작하는 모티브는 분명 그렇게 얘기 할 수 있겠지만 군입대를 하고 복무를 마치는 일은 누구나 다 하는 일이다. 그러니 저만 모티브가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군대를 다녀온 모든 사람들 모두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 1992년 ‘노래동인 종이연’을 결성, 실력을 인정받으며 파주지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인적이 있다. 당시 이 그룹에는 당시 YB밴드 윤도현이 활동한 적이 있는데 그룹에 대해 설명해 달라.
도현이는 그 포크밴드의 가장 어린 친구였고 문산에 살았다. 몇몇은 고양시에 거주했고 저만 광탄이었다. 파주군일 때 창단한 노래모임인데 공연장이 없어서 파주여고(구 파주여상) 대강당, 문산초교 강당을 빌려 쓰기도 했고 문산예식장에서도 공연을 했다. 그리고 작은 카페를 돌기도 했다.
하지만 운신의 폭이 너무 협소해 몇 년을 보낸 뒤 서울로 근거지를 옮겼다. 한 장의 음반을 내고 각기 필요한 솔로활동으로 정리가 됐으며 YB밴드에는 종이연에서 함께 했던 엄태환군이 4년여동안 일원으로 활동했다.
다시 ‘노래동인 종이연’이라는 이름을 쓰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후배들이 쓴다고 하면 도와줄 것이다.
■ 질문의 요지와는 좀 다른데 현재는 스타가 돼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파주출신의 YB밴드 윤도현과 유리상자 박승화와의 관계가 깊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들과의 사연을 듣고 싶다.
후배들이 열심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데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 예전 생각을 하면 격세지감이고 음악시장을 조금이라도 경험한 사람은 저뿐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그때도 그 두 사람은 특히 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
언젠가는 자신의 자리를 찾아갈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박승화씨는 유리상자 이전에 동아기획이라는 유명한 기획사, 지금의 YG 나 SM 같은 위치의 기획사이다. 거기서 음반을 냈는데 어려움을 겪던 시기였다.
노래동인 종이연에 같이 무대에 서거나 연습을 같이 하기도 했다. 지치지 말라고... 이후 ‘유리상자’라는 솔로로 잘 활동하고 있어서 기쁘다.
당시 도현이는 종이연의 가장 어린나이로 들어왔다. 그때가 스무살인가? 스물한살인가? 아무튼 제일 어린 나이였지만 다양한 악기를 다루고 있었다. 노래나 작곡은 조금 서툴렀지만 그래도 그 나이에 그정도 한다는 것은 매우 뛰어난 능력이 숨어있었다.
저는 그것을 조금씩 꺼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했고 학교처럼 무엇을 가르치거나 하진 않았다. 기존 가수들의 녹음, 공연을 보여주면서 그 때 소개시킨 ‘아침이슬’을 만든 김민기씨나 전인권씨들을 지금은 어린 윤도현이 아니라 YB 밴드로 만나고 있다.
도현이의 첫 음반에 ‘가을 우체국 앞에서’를 실었다. 그 노래를 달라고 했었는데 몇일 뒤 김광석씨도 달라고 한적이 있다.
아무튼 그 노래의 시작은 윤도현의 이름으로 열게 됐는데 물론 ‘노래동인 종이연’의 첫 음반에 수록돼 있다. 당시 종이연의 멤버이며 리드보컬을 맡았던 이숭현씨가 이 노래를 처음 불렀다.
■ 영원한 파주인이고 고향이 광탄이다. 과거에는 파주에서의 활동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고향에 대한 향수나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광탄의 기억은 미군부대, 클럽, 미군 쓰레기장 등이 생각나는데 가난한 동네였다. 고등학교 2학년때 도로포장을 했다. 고양시 방면 용미리 고개를 넘어 서울 가는 길인데 그때는 먼지 풀풀 날리는 신작로였다.
엉덩이가 아플 정도로 버스가 털털거렸던 기억이 난다. 한 때 극장이 있다가 없어져서 금촌, 법원리, 문산으로 읍내 나들이 가듯 영화를 보러 다녔던 기억도 있다.
광탄에서 초중고를 졸업하고 버스타고 서울예전을 다녔다. 지하철 3호선이 없을 때 광탄 부근 영장리, 용미리, 도마산초등학교가 있는 곳들을 많이 걸어다녔다. 여름이면 마장리로 걸어서 멱감으러 다녔던 기억들이 어제일 같은 느낌이다.
■ 앞으로의 계획과 꿈이 있다면?
10월 29일 전태일 기념관에서 독도에 대한 콘서트를 연다. ‘독도에 가보셨나요? - 독도인문학콘서트’ 등 독도지도제작자 안동립씨와 이화여대 자연사박물관장을 지낸 원용진 박사가 함께 한다.
2008년 처음 독도를 방문한 이후 계속 독도에 관한 음악작업을 해왔고 특히 내년에 독도플랜을 더 알차게 선보일 계획이다. 그리고 파주에서 좀 더 다양한 공연과 지역 노래를 만들고 싶어 공부중에 있는데 어릴 적 봤던 파주가 아닌 새로운 눈으로 만들고 싶다.
김현성씨는 “앞으로도 파주는 많은 발전을 눈앞에 둔 곳이다. 서울보다 더 넓고 눈부시게 발전하는 파주, 그리고 광탄에 이등병의 편지 거리가 조성되면 지나가다가 들러봐 달라”고 했다. 그때는 그가 기타를 치고 있을 테니까...
파주출신 포크가수인 김현성씨는 광탄에서 출생 신산초, 광탄중, 광탄상고와 서울예전을 졸업했다. 세 권의 시집과 노랫말 창작론‘오선지 위를 걷는 시인들’ 필사 ‘펜으로 노래하다’출간했다.
또한 한국의 대표시인들을 노래로 담은 세장의 음반‘몸에 좋은 시, 몸에 좋은 노래’ 노래극과 음반‘윤동주시가집 윤동주의 노래’‘별을 스치는 바람’‘그 사내 이중섭’ 노래극‘김용택 시인의 -그 여자네 집’‘정채봉동화 -오세암’‘전태일평전 - 불꽃’‘어린이 환격음악극 - 거인의 나라’‘내친구 오광명’ 국악명상음반‘산책.‘고요한 기쁨’‘그대 그리운 저녁’ 대표곡‘이등병의 편지’‘가을 우체국 앞에서’로 2009 KBS아름다운 노랫말 상을 비롯 ‘윤동주의 노래’로 스마트인성가요대상 수상과 2006년부터 서울연등회주제가를 만들고 있다.
김영중 기자 stjun01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