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발표한 성명서에 뿔난 운정신도시 주민들

9명의 시의원 3기 신도시 지정 관련 ‘대책 마련 촉구’ 성명서 발표

입력 : 2019-05-23 00:33:25
수정 : 2019-05-23 00:33:25



9명의 (지역구)파주시의원들이 정부의 3기 신도시 창릉지구 지정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내고 정부의 신속하고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으나 운정신도시 주민들은  뒤늦은 대응에 불만을 나타냈다.

특히, 복수의 주민들은 성명서 내용중에는 ‘키워드’라 할 수 있는 3기 신도시 ‘지정 철회’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며 ‘앙꼬없는 찐빵’이다. 라고 했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손배찬, 이용욱, 박은주, 박대성, 한양수, 목진혁, 최유각, 이성철)과 민중당 의원(안소희)이 발표한 성명서에 따르면 “3기 신도시 조성 계획 발표 후 운정신도시 주민들은 분노와 불안으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제대로 된 도시 기능을 갖추지 못하고 소외되었던 운정신도시 주민들에게 3기 신도시 건설은 사망선고와 다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3기 신도시를 건설한다는 것은 10년을 버텨온 운정신도시 주민들에게 또다시 희생과 고통을 강요하는 참담한 결과를 낳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배찬 의장은 “시의원으로서 3기 신도시 발표를 보며 참담함을 금할 수 없었다”며 “정부는 운정신도시 주민들을 외면하지 말고 교통, 교육, 문화 등 생활인프라 전반에 걸쳐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성명서 발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복수의 운정신도시 주민들은 시의원 9명 명의로 낸 성명서 발표에 대해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3기 신도시 지정 발표(5월 7일) 후 ‘철회 촉구’ 대규모 집회를 2번이나 했는데도 참여한번 안하고 이제와서 성명서 발표가 무슨 소용이냐?”는 것이다.

운정신도시연합회 카페에는 ‘속지마세요 9명’, ‘성명서 관심 없슴’, ‘성명서 냈으면 25일 집회에 머리띠 메고 참여해서 시민과 함께 외치면 믿겠지만 뒤에 숨어서 성명서만 낸다면 파주시민이 뽑은 시의원이 아니다’, ‘이런 감언이설로 시민들을 또 우롱 하지 마라라’, ‘3기신도시 철회 이외엔 답이 없습니다’, ‘말로는 뭐는 못하겠어요?’, ‘행동으로 보여주세요’ 등 다양한 의견들을 쏟아내는 댓글이 달려 오는 25일 일산동구청 앞에서 열리는 3차 집회에는 동참해줄 것을 기대했다.

한편, 9명의 시의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지하철 3호선 예타면제와 GTX A 노선의 안전 보장 및 조기 개통, GTX 운정역 복합환승센터 및 M버스 노선 신설 등 교통 인프라 강화에 속도를 낼 것과 운정신도시가 자족 기능을 갖출 수 있도록 첨단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또한 종합병원 유치, 문화의 전당 유치, 도시 랜드마크 건립, 3지구 공동구 설치 등 사회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하며 정부는 운정신도시 지역 주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하루빨리 찾을 것을 요구했다.  

김영중 기자 stjun0100@hanmail.net

다음은 수도권 3기신도시(창릉지구) 조성 관련 성명서 전문이다.

지난 7일 정부가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을 발표한 후 운정신도시 주민들은 분노와 불안으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 지난 10년간 제대로 된 도시 기능을 갖추지 못하고 소외되어 온 운정신도시 주민들에게 3기 신도시 건설은 사망선고와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첨단 자족도시 운정’이라는 정부의 약속을 굳게 믿고 내집 마련의 소중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운정신도시에 입주한 주민들은 지난 10년간 첨단 자족도시는 커녕 부족한 사회 인프라와 열악한 교통환경, 의료시설 부족 등 다중의 고통을 감내하며 살아왔다.

이러한 2기 신도시의 고통은 외면한 채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3기 신도시를 건설한다는 것은 정부의 약속을 믿고 10년을 버텨온 운정신도시 주민들에게 또다시 희생과 고통을 강요하는 참담한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이에 운정신도시 주민들은 이미 2차에 걸친 주민 집회를 통해 지난 10년간 소외되고 억눌려왔던 억울함 심정을 호소하며 3기 신도시 계획의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파주 시민의 대의기관으로서 파주시의회 시의원들은 이러한 주민들의 고통과 함께하며 다음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끝까지 주민과 함께할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운정신도시 주민들의 민의를 반영하여 반드시 조속한 시일 내에 다음의 사항들에 대한 대책을 내놓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첫째, 정부는 지하철 3호선 예타 면제, GTX A노선의 안전 보장 및 조기 개통, GTX 운정역 복합환승센터 건립 및 M버스 노선 신설 등 교통인프라를 조속히 구축하라.

둘째, 정부는 운정신도시가 베드타운이 아닌 자족도시의 기능을 갖출 수 있도록 첨단산업단지를 즉각 조성하라.

셋째, 정부는 종합병원 유치, 문화의 전당 유치, 운정신도시 랜드마크 건립, 3지구 공동구 설치 등 사회인프라를 구축하라.

넷째, 정부는 파주시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운정신도시 주민의 생존권 위협을 최소화할 수 있는 종합 대책을 즉각 수립하라.

2019년 5월 22일

파주시의회 시의원
(손배찬, 안소희, 이용욱, 박은주, 박대성, 한양수, 목진혁, 최유각, 이성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