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봉사한다. 한국 라이온스의 천사’ 김주일 전 총재

입력 : 2019-03-14 18:27:10
수정 : 2019-03-14 18:27:10




남몰래 장애인과 불우 환자 진료비 삭감시켜 주며 복지에 큰 기여
96세 불구, ‘생 마감하는 날까지 진정한 봉사자로 사는 것 내 꿈’ 밝혀
오는 3월 29일 체인업캠퍼스(구 파주영어마을)에서 출판기념회 연다

망백(望百)을 훌쩍 지나 100세를 바라보는 황혼에도 환자를 돌보며 남을 위한 삶을 이어오고 있는 김주일 금촌의원 원장(96·이하 전 총재))이 50년 라이온스 봉사활동을 회고하는 책 ‘라이온스 철학’을 펴냈다.

김 전 총재는 라이온스 회원이라기보다는 지금도 그 모습 그대로 있는 ‘김주일 병원’하면 더 유명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한 명의 의사이자, 50년 역사를 가진 파주라이온스 클럽 초대 회장인 김주일 금촌의원 원장은 한 세기 가까이 겪어왔던 숱한 경험을 한권의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은 단순히 라이온스의 연혁에 김 전 총재는 봉사연혁을 더해 정리한 책이 아닌 한 명의 봉사자이자 라이온으로 활동한 김 전 총재가 지난 50년이라는 세월 동안, 보고 듣고 깨달은 바를 호소하며,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는 세상을 위한 나름의 의견을 제시한 책이다.

김 전 총재가 50년동안 활동해온 국제라이온스협회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규모가 큰 국제봉사단체이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에는 이우규 현 라이온스클럽 회장과 회원들의 노력도 한 몫 했다. 이 회장과 회원들은 354-H지구의 창시 총재인 김주일 전 총재의 봉사정신을 널리 실어 나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자서전 편저를 건의했다.




봉사활동의 고귀한 정신, 후대에도 이어지길 기원하며 자서전 편저 건의

이우규 회장은 “저와 회원들이 라이온스 정신의 산 증인이신 총재님의 자서전을 기획, 총재님을 방문해 책 발간의 취지를 설명 드렸는데, 그때마다 ‘다른 훌륭한 사람도 많은데, 왜 이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려 이렇게까지 공을 들이십니까. 가서 불우한 이웃을 돕는 일에 힘을 더 쓰도록 하세요.’라며 겸손하게 주위를 물리치셨습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이 회장은 김 전 총재의 만류에도 그의 삶의 궤적과 봉사활동의 고귀한 정신이 후대에도 이어지려면 기록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설득을 이어갔다.

그럼에도 김 전 총재의 뜻은 완고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책 발간 비용에 따른 봉사금액의 감소를 염려했기 때문이다.

“여러분의 귀한 뜻은 잘 알겠어요. 그런데 그 책의 비용은 누가 지불하나요? 그만큼 파주 라이온스클럽의 봉사금액이 줄어들지 않겠어요?”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기금으로 편저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김 전 총재는 지난해 8월 ‘라이온스 봉사정신의 전승’이라는 대의에 결국 자서전 편저 허락과 함께 회원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김 전 총재는 ‘라이온스 철학’을 출간하며 평소 무언가를 강하게 주장하거나 가르침을 전달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 왔기 때문에 이우규 회장과 회원들의 제의를 받았을 때 무척 부끄러웠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50년 간 봉사해 온 한명의 라이온으로서 삶의 지침이 돼 준 박애정신을 후대에 전달할 수만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을 없앴다고 했다.

이렇게 출간된 ‘라이온스 철학’에는 김 총재의 봉사정신이 뿌리 내리게 된 배경과 한반도를 한 바퀴 반 돌아 금촌에 뿌리 내리기까지의 여정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지난 라이온스 생활 50년을 회고해보면 스스로 모자랐던 점과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큰 사고 없이 파주 라이온스클럽 창립회장으로 시작해 지구 부총재, 총재, 고문, 전 총재 등을 지내온 지난날들에 보람을 느낍니다. 그리고 한없이 감사합니다. 내 곁에서 물심양면(物心兩面) 도와준 여러 선배, 동배, 후배 라이온들의 지지와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김 전 총재는 “인생의 굴곡은 물론이고, 삶에 큰 영향을 끼친 정신과 여러 인물의 일화를 통해 더 나은 봉사를 위한 방법을 제시해 보고자 했다”며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 나는 이 책이 봉사나 기부에 대한 인식이 빈약한 한국사회에 작은 반향을 일으켰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꼭 봉사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저마다의 삶에서 진정한 비전을 찾아내 그 의미를 꽃피울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바람도 전했다.

고향은 개성이지만 인생의 시작은 파주에서 시작

참전 용사이기도 한 김 전 총재는 1925년 1월 10일 개성에서 출생했다. 48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김 전 총재는 1952년 미 제25보병사단 민사처 금촌병원장을 거쳐 54년 미 제1해병사단 민사처 금촌병원장, 55년 국립 금촌구호병원장, 1957년 경기도립 금촌병원 초대원장을 역임했다.

1969년 4월 11일 파주 라이온스클럽 창립해 초대 회장을 지낸 그는 78~79년 국제 라이온스협회 309-G지구 지역부총재, 83년 309-G지구 고문, 98~99년 354-B지구 분구추진위원장, 2000년 354-B지구 부총재, 2001~2002년 354-B지구 총재, 2003년부터 현재까지 국제 라이온스협회 354-H지구 전(창시) 총재로 라이온스의 역사와 함께 해 오고 있다.

그는 그 동안 국제라이온스협회 1등 공로메달(2002년) 국제라이온스협회 지도력메달(2004년) 1998년부터 국제라이온스협회 감사 8번 수상, 국제라이온스협회 반세기 라이온상(1999년) 국제라이온스협회 세브론상(10년/ 15년/ 20년/ 25년/ 30년/ 35년) 국제라이온스협회 PMJF 2014년부터 수상, 국제라이온스협회 100% 출석상(47년) 한국사자대상(2002년) 무궁화사자대상(1981년부터 9번 수상) 총재 표창패(1979년부터 5번 수상) 지구총재특별공로라이온상(2002년부터 8번 수상) 지구총재 유공라이온상(1979년부터 3번 수상)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남모르게 어려운 이웃에 실천한 의술, 진정 인술(仁術)에 힘써온 의인(義人)

김 전 총재의 봉사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시기에 시작됐다. 1951년부터 60년도까지 국군 5816부대 민사처 민간이 구호소장, 미제25보병사단 및 미 제1해병사단 민사처병원장, 경기도립 금촌병원장으로 재직하면서 미군당국으로부터 장비와 의약품을 지원받아 파주와 고양지역 주민 5만여명에게 무료 진료를 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1999년부터 파주시내 각 읍면동에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홀로 어르신 3명씩을 추천 받아 쌀과 라면 등 생필품(30만원 상당)을 지원해 왔다.

또 2011년부터는 매년 1,200만원의 사비를 들여 라이온스클럽 회원들과 함께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심청의 날’ 행사를 마련하고, 시각장애인 30명에게 30만원의 보조금과 선물을 전달하는 등 그들에게 위로연을 베풀며 용기와 희망을 전해 오고 있다.

라이온들의 스승이자 정신적인 지주, 그는 영원한 라이온 맨
 
스폰서 클럽을 위한 기부도 적잖다. 신생클럽 창단시 100만 원의 격려금을 지급하기도 하고, 매년 LCIF(Lions Club International Foundation. 국제라이온스협회 국제재단)에 국제구호 기금 1,000$씩 총 48,000$을 전달하기도 했다.

1969년 파주라이온스클럽의 창립 멤버로서 초대 회장을 역임하고, 국제라이온스협회 354-B지구 총재와 분구추진위원장을 역임하면서 354-H지구를 창립하는데 헌신한 김 전 총재는 지구 창립 이후에도 현재까지 발전기금과 클럽 확장사업에도 적지 않은 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2014-2015년 스폰서클럽 4개를 탄생시키며 회원 200명을 증가시켰고, 2016-2017(년에도 1개의 스폰서 클럽을 추가 탄생시키며 창립회원 100명 순증가라는 업적을 달성했다.

96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직접 진료하며 불우한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그는 진정 인술(仁術)에 힘써온 의인(義人)이라는 평가와 함께 라이온들에게 영향을 미치며 봉사활동 함양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난 라이온스 생활 50년을 회고해보면 스스로 모자랐던 점과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큰 사고 없이 파주 라이온스클럽 창립회장으로 시작해 지구 부총재, 총재, 고문, 전 총재 등을 지내온 지난날들에 보람을 느낍니다. 그리고 한없이 감사합니다. 내 곁에서 물심양면(物心兩面) 도와준 여러 선배, 동배, 후배 라이온들의 지지와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김주일 전 총재는 “이 졸저(拙著)가 라이온스 회원들에게 봉사하는 삶의 작은 지침이 될 수 있다면 그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바라는 것이 있다면,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봉사의 길을 끝까지 걸어가는 것입니다.

만일 내가 금촌의원의 운영을 그만두더라도 라이온스의 봉사활동만큼은 지속하고 싶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에 95세 이상인 라이온은 나를 포함해서 세 명이 더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들을 선의의 경쟁상대로 삼아 생을 마감하는 그날까지 진정한 봉사자로 사는 것이 내 꿈입니다.”고 밝혔다.

지금도 밤 10시에 잠자리에 들어 이른 아침 5시에 기상, 2시간 동안 EBS 영어강의를 들은 뒤 집 앞 길 청소 후 9시 병원 개원하고 오후 5시까지 진료하기를 단 하루도 거르지 않는 규칙적인 생활로 건강을 유지해 오고 있다.

가족으로는 부인 손기복 여사와의 사이에 2남 1녀를 두고 있다.

사진/글 김영중 기자 stjun01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