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민축구단 감독 선임 두고 축구계 들끓어 ‘시끌’

입력 : 2019-01-08 18:54:51
수정 : 2019-01-08 18:54:51




국가대표 출신 ‘능력 있는 인재 보호 못하고 내쫒았다’ 비난
‘시민축구단장 내 사람 심기 도 지나쳤다’ 주장에 책임론 대두

지난해 12월 14일 파주시민축구단(K3) 감독으로 내정됐던 이진행 감독이 올 1월 4일 파주시에 사직서를 내고 축구단을 떠나자 그 배경을 두고 축구계가 들끓고 있다.

특히, 시민축구단장의 ‘감독직 내 사람’ 심기 논란이 일면서 축구인들의 비난이 쏟아지며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7일, 파주시와 파주시민축구단(단장 김상국)에 따르면 정성훈 전 파주시민축구단 감독이 베이직리그(K4부 리그격)로 추락했던 축구단을 어드밴스리그(K3)로 승격 시켰음에도 파주시는 지난해 재계약은커녕 공문을 통해 일방적 계약만료 통보를 해 사실상 퇴출시켰다.

그러면서 파주시는 감독 공모에 나섰고, 이진행 전 파주시민축구단 코치와 김상국 단장의 친분이 있는 후배 이은노씨가 함께 참여했고, 이진행 전 코치가 감독으로 선정됐다.

감독 선정 후 지난해 12월 26일 코치 공개모집에 나선 파주시는 감독 경쟁에서 떨어진 이은노씨가 단독으로 코치 공모에 접수하자 면접을 통해 코치로 발탁했다. 이를 두고 축구계에서는 ‘감독의 코치 선임이 관례로 행정에서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이진행 신임 감독은 파주 축구 발전을 위해 감독직에 함께 응모했던 지역 선배인 이은노씨에게 수차례에 코치 승낙을 요청했으나, 이은노씨가 이를 끝까지 고사했고, 코치 공모 마감 하루 전 파주시가 코치 공모에 필요서류인 추천서를 파주시축구협회에 전달했다.

이때 파주시축구협회장과 축구단 단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상국 회장이 감독이 아닌 자신이 아끼는 후배(운정50대 소속 회원)인 이은노씨에게 추천서를 직접 전달했고, 코치직을 고사했던 이씨는 마음을 바꿔 공모에 응했다.

문제는 파주시 이모 체육과장으로부터 코치 임명과 선수 선발에 대해 사전에 체육과와 협의를 했고, 시 이모 체육과장은 추천서를 축구협회로 보낼테니 받아서 접수하라고 했다. 이진행 감독은 당연히 추천서가 자신에게 올 것으로 여기고 있다가 본인도 모르게 김상국 단장이 이은노씨에게 전달, 문제를 야기 시켰다는 주장이다.   

올해 3월부터 시작되는 리그를 앞두고 1월 중 동계 전지훈련을 준비하기 위해 팀을 꾸리고 팀워크도 다져야 했던 이진행 감독은 코치와 선수 일부를 기용할 뜻을 염두에 두고 영입대상 선수들과 사전 접촉을 해 왔다.

그러나 코치 공모를 위한 필수 서류인 파주시축구협회 추천서류가 이진행 감독에게 전달이 되지 않고 코치로 선정된 이은노씨에게 직접 넘겨지면서 물밑 영입의사를 타진했던 코치진이 공모기회를 잃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진행 감독에 따르면 “코치 임명장도 받기 전인 이은노 코치가 저도 모르는 8명의 선수명단을 주며 테스트를 해보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선수가 필요하면 얘기하라’라는 한 에이전시로부터 전화도 받았다”며 “이는 감독을 허수아비로 만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고향인 파주에서 그 동안 배운 축구 지식을 후배를 위한 봉사를 하고자 했으나 기본 원칙을 무시한 파주시 행정절차에 대해 실망감과 자신감을 잃어 감독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고민 끝에 계약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한 축구 관계자는 “이진행 감독은 프로팀 스카우트 담당도 했던 전직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 선수 시절 수원삼성과 올림픽 국가대표를 거쳤으며, 성인 축구를 경험한 프로선수 생활도 했던 유능한 파주의 인재”라며 “이런 우수한 지도자를 모시고 와도 부족한데 본인이 파주를 위해 봉사하러 온 사람을 이렇게 무참히 짓밟을 수 없다. 감독 선정을 했으면 적극적으로 도와야할 파주시와 단장은 이진행 감독을 허수아비 감독 취급했다”면서 파주시의 무성의한 행정과 파주시민축구단장을 싸잡아 비난했다.

이에 대해 김상국 단장은 추천서 전달 경위를 물었으나 “외부에서 들리는 말과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축구인들이 생각하는 감독의 권한은 코치와 선수 선발이 최고의 권한이고, 코치로 내정된 이은노 코치는 지역에서 봉사도 많이 하고 시민축구단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추천서는 이은노 코치가 요청해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파주시 관계자는 “오는 3월 20일 어드벤스 첫 게임이 준비돼 있고 선수단 팀워크를 위해 1월중 전지훈련도 예정돼 있지만 감독의 자리가 비어 있어 코치로 내정된 이은노 코치에게 감독 대행을 맡길 생각”이라며 “11일 당장 선수단 테스트를 거쳐 선수단 구성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영중 기자 stjun01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