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팜스프링아파트 “봄싹도서관”

“주인의식을 갖고 봉사하되, 주인행세를 해서는 안된다”

입력 : 2015-07-13 18:15:16
수정 : 2015-07-13 18:15:16




파주시 아동동 팜스링아파트 단지 내에 자리잡고 있는 봄싹도서관엔 봄싹 새싹처럼 아이들이 무럭무럭 커간다.

안방처럼 방안에 편안히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와 정기적인 도서 구입을 통해 꾸준히 양질의 책을 공급하며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봄싹’ 작은도서관. 2012년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한 전국도서관중 17위안에 들을 만큼 도서관 운영이 잘 되고 있는 곳이다.

개관 13년이 지난 도서관은 2,5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도 하루 수십명이 꾸준히 도서관을 이용할 정도로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연간 이용객도 7,000여명에 달한다.

특히, 도서관의 기능뿐 아니라 자칫 삭막하기 쉬운 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봄싹도서관은 대단위 아파트 단지를 배경으로 들어섰다. 도서관이 들어서기 전만 해도 단일 규모 3,000여 세대에 인구가 만 명에 이르렀지만 주변에 문화시설이 없어 아파트 부녀회에서 도서관을 세워보자고 힘을 모았다.

부녀회 임원과 자원봉사자 20명으로 추진위가 구성돼 비어있는 관리동 2층에 부녀회가 십시일반 모은 비용으로 도서구입 및 최소한의 설비를 마쳤고 여기에 파주시의 물심양면 지원도 도서관 건립에 큰 힘이 됐다.

특히 봄싹도서관의 장점은 장서를 십진분류를 토대로 하되 이 도서관만의 특징인 책꽂이 번호를 부여해 유치부 어린이라 하더라도 직접 원하는 자료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진열했다.

도서 배열에 있어서도 하단 책꽂이에는 어린이용 도서, 상단에는 청소년과 성인 도서를 배치해 이용자들의 눈높이에 맞췄다.

도서관 운영은 상근자 1명과 팀장을 포함한 자원봉사자 13명이 매주 돌아가며 도서관을 운영한다. 다른 도서관은 관장이라 부르지만 봄싹도서관은 팀장(성현숙 팀장)이라 부른다. 봉사정신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이유가 있다. 성현숙 팀장은 “주인의식을 갖고 봉사하되, 주인행세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자원봉사자의 마음자세임을 강조했다.

도서관 이용자는 유아와 초등생이 주를 이루고 한글을 막 배운 할머니가 그림책을 대출하거나 일흔이 넘은 할아버지도 아직도 도서관을 찾는다.

여기에 문화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북스타트’ ‘퀼트교실’ ‘코튼돌’ ‘심리미술’ 등 이 모든 프로그램들은 엄마와 아이가 함께 즐기고 한가로운 시간을 이용해 엄마들이 취미로 작품활동을 하며 친목도 다지는 시간이다.

특히, 심리미술은 전문가가 수강생을 대상으로  그림치료, 가족관계, 성격검사, 진로적성등 진단해주며 지역민들의 가장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과목이다.

이외에도 파주시의 지원금으로 ‘이어테라피’ ‘네일아트’ ‘독서지도’ ‘토탈공예’ ‘쿠키만들기’ ‘POP' 등 지역민들이 함께 동참하는 프로그램을 다수 진행하고 있으며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주민들과 소통하는 작은도서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성현숙 팀장은 도서관 운영에 대해 “아파트입주자대표회와 파주시의 지원이 가장 큰 힘”이라면서, 특히 “13년동안 운영책임자가 바뀌지 않는 것이 장점이며,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변화하고 우수 자원봉사자들의 변함없는 친절과 노력의 뒷받침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다. 20여평의 공간은 이젠 좁다. 넘치는 이용자들로 인해 조용하게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 도서관 3층에 짜투리 공간을 활용해 보려 했지만 건축법에 저촉된다는 이유로 시에서는 허가를 내주지 않는 실정이다.

한편, 봄싹도서관은 아파트 바로 옆에 2011년 금촌3동 동사무소 개청과 함께 시설 좋은 공립작은도서관이 개관돼 도서관 운영에 위기를 찾아오는 듯했으나 우수 자원봉사들의 노력으로 도서관엔 여전히 사람들의 발길이 넘치고 있다.

김영중 기자 stjun01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