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 김장생 선생 ‘존영’ 파주에 모셔

자운서원 내 율곡 선생 사당에 봉안

입력 : 2025-04-08 21:26:29
수정 : 2025-04-12 13:40:33

사진/김영중 기자

사진/김영중 기자

[파주시대 김영중기자]= 영원한 선비로 불리우는 사계 김장생 선생의 존영(尊影, 영정)이 조선 중기 유학자이자 경세가인 율곡 이이(栗谷 李珥, 1536~1584) 선생의 유적지인 파주 자운서원 사당에 모셔졌다.

사당 내부에는 이이 선생의 영정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남계 박세채 선생의 위패와 영정사진이 있으며, 오른쪽에는 사계 김장생 선생의 위패만 있고 영정은 없어 안타까워 했는데, 이번에 모시게 돼 파주지역에 거주하는 광산김씨 후손들로서는 역사적인 일로 기록될만 하다.     

본관이 광산(光山)인 사계 선생의 존영 구입 경로는 계룡시 두마면 ‘사계고택’(충청남도 기념물 제190호 지정)에 모셔져 있는데, 후손들이 허락해 광산김씨 파주시종친회 김성수 회장이 수소문 끝에 모셔온 것으로, 중앙박물관이나 사계 선생 문중에서 허락하지 않으면 구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그 의미는 매우 깊어 보인다. 

이를 기록에 남기기 위해 지난 3일 자운서원에서 진행된 고유제에는 박재홍 파주문화원장, 차문성 파주학연구소장, 김현식 자운서원장, 광산김씨 김용우 경기도총친회장, 안산시 종친회장, 적성향교 유도회장, 광산김씨 파주종친회 임원 등 30여명이 참석해 봉행했다. 

초헌관은 김성수 광산김씨 파주시종친회장, 아헌관 김용우 경기도종친회장, 종헌관은 김용주 전 파주시종친회장이 맡았다. 고유제는 국가와 사회 및 가정에 큰 일이 있을 때 관련 신령에게 그 사유를 고하는 제사이다.   

이날 김성수 회장은 “예학의 종장이신 문헌공 사계 선생님 영정을 자운서원 내 봉안하게 된 것을 큰 영광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파주에 살면서 자운서원을 방문할 때 마다 사계 김장생 할아버지의 영정이 안 보여서 많은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에 광산김씨 파주종친회 역대 회장님을 비롯한 임원분들의 의견이 모아져 고유제를 올리고 영정을 봉안하게 됐다. 도움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박재홍 파주문화원장은 “기호 철학의 중심지인 파주 자운서원에 사계 선생의 존영(尊影)을 모시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파주와 경기지역의 성리학적 유산을 집대성할 ‘율곡정신문화진흥원’의 설립을 향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영정 봉안을 추진해 준 광산김씨파주 문중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사계 김장생 선생 영정. 제공/광산김씨 파주시종친회

한국 최고의 예학자 사계 김장생 선생은 누구인가?
본관은 광산, 동방 18현으로 문묘·종묘에 동시 배향

사계 김장생 선생은 한국 최고의 예학자로 아들 김집과 함께 조선시대 때 대제학을 지낸 인물이다. 

특히, 김장생(金長生, 1548년 7월 8일~1631년 8월 3일)은 조선의 유학자, 정치인, 성리학자, 저술가, 문신이다. 문묘에 종사된 동방(東方)의 해동 18현 중의 일원이다.

자(字)는 희원(希元), 호(號)는 사계(沙溪)이고, 시호는 문원(文元), 본관은 광산(光山)이다. 아들 문경공(文敬公) 김집(金集)도 동방 18현에 문묘, 종묘에 동시 배향됐다. 부자가 18현에 등재된 것은 유일하다.

동방 18현(東方 十八賢)은 신라·고려·조선 시대를 거치면서 나라의 최고 정신적 지주에 올라 문묘에 종사(從祀)된 18명의 한국의 유학자들을 말한다. 

사계 선생의 스승은 삼현수간(三賢手簡)으로 명성이 높은 유학의 성현이라 일컫는 조선 중기의 대학자인 구봉 송익필, 율곡 이이, 우계 성혼선생의 제자이다. 삼현수간은 세 분 학자의 편지글 모음집이다.  

구봉 송익필에게 훈고학과 예학을 배웠고, 후에 율곡 이이에게 성리학을 배워 예학파 유학의 거두가 되었으며, 그 뒤 우계 성혼선생의 제자이기도 하며 예학을 정비한 한국 예학의 으뜸인물이다.   

제자들로는 17세기를 대표하는 김집(차남)과 송시열, 송준길 선생이 동방 18현에 동시에 배향돼 있을 만큼 제자들 또한 학문이 대단했으며 유계, 이유태, 윤선거 선생 등이 대표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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