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제93호 용미리마애이불입상 인근 석산개발 관련

문화재현상변경허가 재신청 논란

입력 : 2015-06-02 00:49:04
수정 : 2015-06-02 00:49:04






보물 제93호 용미리마애이불입상 인근 석산개발 관련
문화재현상변경허가 재신청 논란
문화재위원회, 자치단체 의견 무시 사업자 편들어주기 의구심
장지산 암반지질임에도 '시각적으로 직접 영향이 없다?'

최근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에 위치한 파주시의 대표적 문화재인 보물 제93호 용미리마애이불입상 인근에 한 석산개발 업체가 토석채취장 확장을 추진하자 불교계 및 지역주민들이 문화재 훼손을 우려하며 적극 저지에 나섰다.

특히, 사업신청 예정지가 마애이불입상으로부터 반경 500m 안에 포함되어 있고 사업 특성상 발파로 인한 진동 등에 의해 문화재 훼손이 우려되고 있어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 구역내에서의 채석허가를 불허해야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파주시와 마애이불입상 관리 사찰인 용암사 신도회측에 따르면 석산개발 업체인 ㈜삼표산업은 지난 3월 31일 문화재청에 광탄면 분수리 208-14 외 8필지 6만7천608㎡에 대한 석산개발 및 토석 채취를 위한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신청자인 (주)삼표산업은 1994년부터 분수리 산 8 일대에서 대규모 채석장을 20여년간 운영해왔으며 기존 채석허가구역의 사업이 완료되자 추가(8년)로 채석을 하기 위해 문화재청에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삼표산업은 이미 2013년 10월 마애이불입상으로부터 266m 떨어진 광탄면 분수리 208의 14 일대 8만 4458㎡에서 채석을 하기 위해 문화재청에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신청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대해 당시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심의를 통해 같은 해 11월 25일 경관보존구역 확대, 이격거리 300m 이상 확보, 발파 공신력 있는 데이터 확보 등 보완을 요하는 조건부 가결을 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파주시는 “채석을 위해 발파 작업을 할 경우 문화재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문화재 위원들은 “문화재와 개발 예정지는 시각적으로 직접 영향이 없다”며 해발 162m인 봉우리를 살리고 문화재와의 거리를 300m 이상 이격을 두는 단서를 달아 채석에 조건부 동의했었다.

이에 대해 파주시는 지난해 1월 “현상변경 허가 내용에 오류가 있다”며 문화재청에 재심의를 요구했고 또 8월에는 “마애이불입상은 2010년 정기조사에서 머리와 몸 부분 경계 상부구조가 불안정하다는 점검 결과가 나왔으며, 2012년 정밀 안전진단 결과 균열 등 다양한 문제점이 보고됐다”며 사실상 개발 반대 의견을 문화재청에 제출했었다.

당시 파주시의 의뢰로 안전진단을 맡은 서경구조안전진단은 “발파 때 진동이 허용 기준치를 초과하는지 문화재 담당부서에서 매회 확인하고 점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해 사실상 허가 신청지에서의 발파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출한바 있다.

이러한 거듭된 논란에 대해 지난 해 10월 6일 문화재청은 현지조사 후 재심의하는 것으로 보류했고 올 해 2월 10일 문화재위원의 현지조사를 실시했으나 (주)삼표산업은 6일 후인 2월 16일 돌연 현상변경허가 신청을 취소했다가 다시 지난 3월 31일 소음진동환경영향평가서, 발파소음진동측정평가서, 문화재의 발파환경영향평가분석 등을 첨부해 현상변경허가를 재신청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용암사 신도회측은 최근 작성된 탄원문을 통해 “석산개발업체가 1차 문화재현상변경허가 신청 후 지질전문 문화재위원이 참석한 지난 2월 10일 문화재위원 최종 현지조사 이후 허가가 어려울것을 미리 감지하고 심의 직전 취하원을 접수해 민원을 종료시킨 후 또다시 현장 상황에 근거하지 않은 각종 막연한 예측 보고서를 첨부해 문화재현상변경허가를 재차 신청했다.”면서 “용암사 및 3000여 신도회 회원들은 더 이상의 석산개발을 강력히 반대하며 문화재 현상변경 불허가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현재 파주시는 (주)삼표산업이 제출한 문화재 현상변경허가신청서를 지난 4월 3일 문화재청에 진달했으며 이에 대해 4월 14일 문화재청은 마애이불입상 자체에 대한 구조안전진단 보고서를 추가자료로 제출할 것을 요구해 현재 용역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용미리 마애이불입상은 거대한 천연 암벽에 몸통을 새기고 머리를 따로 만들어 올린 2구의 마애석불이다. 고려시대 불상양식을 연구하는 귀중한 문화재로 평가되고 있다.


김영중 기자 stjun01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