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주도해 대박 터트린 공릉천 튤립 꽃밭 시샘도 많아
‘주민 스스로 공동체 만들어 문제점과 해결책 찾았다’
입력 : 2021-04-18 23:38:01
수정 : 2021-04-21 00:17:55
수정 : 2021-04-21 00:17:55
시민의 주도하에 조성된 공릉천 튤립 꽃밭 전경. 주민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공릉천 약 3,000평의 유휴지에 약 15만송이의 대형 튤립 꽃밭을 조성했다. 사진/김영중 기자
[파주시대 김영중 기자]= 최근 대박 난 금촌 공릉천 일원에 15만송이의 튤립이 만개해 파주시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가운데 시샘의 눈초리까지 쏠리고 있어 말도 많고 탈도 많다.
금촌2동 공릉천 튤립 꽃밭과 문산읍의 문산노을길, 파평면의 율곡습지공원 등은 가장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보고 있는데, 이 사업은 코로나19로 인해 국가가 100%로 지원한 파주형일자리 사업으로 실제 비용은 시비 1원도 들어가지 않은 사업이라 할 수 있다.
문산노을길(33,000㎡) 조성은 100여명의 인력과 재료비 포함 3~4000여만 원이 투입됐으며, 공릉천 튤립 꽃밭(10,000㎡)은 70여명의 인력과 재료비 포함 5000만 원이 투입된 사업이다. 작년엔 문산노을길이 대박을 터트렸고, 올해는 공릉천 튤립 꽃밭이 대박을 터트렸다.
관련해 파주시가 운정보다 먼저 공릉천에 지원했다는 소문에 거대 시민단체의 시샘이 있었다는 후문이 있었으나 이에 대해 카페 운영진에서는 공식 논의된적 없었다. 다만 일부 회원이 운영 계시판에 개인적인 생각을 댓글로 단것이 와전된 것이라며 아무관계가 없음을 밝혔다.
지난해 10월 문산천 유휴지(약 1만평)에 코스모스 꽃밭과 국화 문자화단 비롯해 포토존, 흔들그네, 상징조형 벤치 등 다양한 볼거리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수해 이미지가 연상되는 ‘문산 뚝방길’ 명칭도 주민들이 참여, 네이밍 투표를 통해 ‘문산노을길’로 바꿨다. 사진/파주시대 DB
한편, 공릉천 튤립 꽃밭이 조성되기 전까지는 금촌2동의 한 주민과 청년단체의 유해식물 제거 자원봉사로 시작돼 결실을 맺은 사업 중 하나로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거슬러 올라가면 공릉천에 오랜기간 관심과 열정으로 자연보호 및 생태환경 보존 및 유해식물 제거에 함께 해온 ‘공릉천 아저씨’라 불리는 강석훈(60)씨가 있었다.
2019년 10월경 금촌2동 주민 강석훈씨와 파주청년봉사단(회장 강승용)을 비롯 한양수 의장, 목진혁 시의원, 리더스클럽(회장 권성식) 등이 뙤약볕에서 20년 된 유해식물을 제거해 나가며 생각해 낸 것이 공릉천 뚝방길 경사면(교하 방면)에 양귀비와 튤립을 심으면서부터 시작돼 시민들이 일궈낸 땀방울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당시 이러한 광경을 목격한 지역구(금촌, 파주, 월롱)이기도 한 의원이 되면서 가장 큰 관심으로 ‘공릉천 살리기’를 생각했다는 한양수 파주시의장은 사업이 완료될 때까지 50회 이상 현장을 방문(관련 부서 공무원 대동)했을 정도로 관심을 갖고 공릉천변을 효율적으로 만들어 보자는 열정이 있기도 했다.
한양수 시 의장은 “이 모든 것이 오랜기간 시민(강석훈)의 열정으로 시작돼 함께 뜻을 같이 했다. 어린시절 운동을 하고 헤엄을 치던 시민으로 자란 향수이며 공릉천을 시민 품으로 멋지고 힐링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하는 것이 의원의 역할이라 생각한다”며 “매일매일 공릉천을 지키는 시민들과 함께해 더 자연친화적이고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그 공치사는 시민 주도의 몫이 아닌 공무원들의 몫으로 돌아간 모양새다. 결과물을 두고 보도자료 배포 및 SNS를 통해 알려지자 몇 사람의 공무원이 주도한 것처럼 이미지가 비춰져 비난 섞인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주민 강석훈씨는 “공공일자리 사업비를 지원하는데 큰 역할을 해 준 지역구의 일부 정치인과 시 관련 부서의 공무원들 덕분이라는 점은 분명히 칭찬받아 마땅하다”면서도 “이 사업의 출발과 결과는 시민의 주도하에 이뤄졌다는 것은 분명히 하고 싶다”고 했다.
목진혁 시의원은 “국가하천으로서 시의 예산이 들어가는 것을 주저하던 것과 공릉천이 시민주도의 사업으로 성공을 이룬 것이 공릉천 튜울립 조성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이후에도 공무원 주도의 사업결정과 재정투입이 아닌 시민들의 의견을 다각적으로 수렴해 그 의견을 최대한 반영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릉천 한 평 정원’이 개장해 다양한 정원도 감상할 수 있다. 아파트만으로 이루어진 금촌2동의 특성을 반영해 주민들에게 공릉천에 위치한 부지 2~4평을 분양하고, 도심 속에서 나만의 개성 있는 정원을 만든 공간이다. 사진/김영중 기자
● 눈높이가 높아진 파주시민들의 속을 채워주려면 파주시의 고민도 그만큼 깊어져...
문산읍에서 조성한 문산천변 ‘문산노을길 꽃밭’과 공릉천 ‘튤립 꽃밭’ 조성은 정부의 공공일자리로 시작됐지만 코로나가 종식돼 정부 지원이 중단되면 지자체에서 지원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만은 사실로, 눈높이가 높아진 파주시민들의 속을 채워주려면 파주시의 고민도 그만큼 깊어 지게 됐다.
율곡습지공원이 조성된 후에는 관련 팀이 출·퇴근을 현장에서 했다는 과장된 후문이 있듯이 문산노을길과 공릉천 꽃밭 조성도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생겨 두곳이 국가하천인 만큼 실제 시의 적극적 행정 지원이 없는 한 어려운 일로 벌써부터 푸념 섞인 말들이 나오고 있다.
‘리더가 생각을 바꾸면 주민이 웃는다’ 라는 말이 있듯이 훌륭한 리더의 역할이 지역을 바꿀 수 있다.
요즘은 주민이 스스로 공동체를 만들어 마을의 문제점을 찾아내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거기에 행정의 적극적 지원으로 협업을 통해 더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한편, 공릉천 일원(금촌 주공 7단지 앞)은 3천평 부지에 만개한 9가지 색의 아름다운 튤립 감상과 둔치에 설치된 어린이 물놀이장, 체육시설, 2km에 이르는 벚꽃 길이 조성돼 일상에 지친 도시민의 여가와 휴식을 책임지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pajusida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