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정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 학문연구소 추정
정면에 비해 측면이 짧은 장방형 건물
입력 : 2020-12-08 05:54:57
수정 : 2020-12-08 05:55:36
수정 : 2020-12-08 05:55:36
사진/파주시
(파주시대) 김영중 기자= 파주시가 본격적인 복원에 나선 화석정은 정면이 3칸, 측면은 2칸 규모로 내부는 통칸이고 동쪽 2칸은 대청보다 한 단 높은 온돌방이나 마루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 11월 25일 ‘화석정 원형고증 및 복원방향 모색 ’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에서 용역사에 의해 확인됐다.
복원 용역사인 볕터건축사무소는 화석정은 정면에 비해 측면이 짧은 장방형 건물로 정면이 3칸, 측면은 2칸 규모의 학문연구소(강습소)였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볕터건축사무소는 1920~1930년대 촬영한 사진자료를 통해 1673년 중건된 화석정의 건축요소를 3차원 투시도법으로 건물의 규모와 비례 등을 분석했으며, 현재의 화석정 정면 현판 외에 임진강을 바라보는 반대편에도 현판이 걸렸을 가능성도 제시됐다.
이와 함께 기단은 자연석(2벌대)으로 구축됐고 남측 기단 중앙에 계단 1단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초석은 자연석이고 기둥은 약한 배흘림이나 민흘림 원기둥(직경 330㎜)으로 파악됐다. 기둥 위에는 초익 공양식의 공포가 올려져 있고 홀초마는 팔작 지붕집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건물의 상부 가구 구조는 3량가(서까래를 받치는 도리가 세줄로 걸린 상태), 혹은 5량가 등이 가능하나 서까래 길이와 짧은 처마 등 불합리한 점이 발생, 3량가가 유력한 것으로 분석했다. 기단부(558㎜)와 축부(2펀343㎜), 지붕부(2천325㎜) 등의 비율은 1:4.7:4.4인 것으로 확인됐다.
남창근 볕터건축사무소 실장은 “화석정 복원에만 머물지 말고 주변을 종합적으로 어떻게 정비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율곡기념관, 율곡마을, 임진나루(조선 최초 임진강거북선 유적지) 등과의 연계와 진서문 복원 등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차문성 파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은 “화석정의 연구와 올바른 복원에 대해 관심이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은 위대한 성현 율곡 이이의 퇴거지로서, 그 원형보전에 남다른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히며, 다양한 명승자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진정으로 고민할 때라고 덧붙였다.
최종환 시장은 “화석정의 원형고증과 올바른 복원방향에 대한 심도 깊은 학술적 논의를 통해 그 역사성과 문화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라며 “이번 연구가 파주시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화석정을 후손들에게 남겨줄 수 있는 첫발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대학교 조경학과 박사과정 임한솔 선생의 ‘조선 중기 누정 건축의 정사 개념 수용’을 시작으로 차문성 향토문화연구소장이 ‘화석정 복원의 의의와 현판의 문화적 가치 고찰’, 볕터건축사무소 남창근 실장이 ‘화석정 원형고증 및 복원 연구’를, 심준용 A&A문화연구소장이 ‘화석정 활용을 위한 시론적 제안’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한편 화석정은 조선시대 성리학의 대가 율곡 이이 5대 조부인 이명신이 1443년 건립한 정자로, 율곡이 8세 때 이곳을 찾아 시를 지었다고 전해지는 유서 깊은 누정이다.
건립 이래 많은 애환을 거치며 수차례 중수를 거듭했다. 이후 한국전쟁 때 소실됨에 따라 1966년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됐으나 엉터리 복원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1920년대 사진이 실제로 화석정의 원형 모습이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역사가가 있는 가운데, 화석정 복원의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pajusida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