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인터뷰>-박병수 파주시 민주시민교육센터장
입력 : 2020-06-07 16:05:37
수정 : 2020-06-07 16:05:37
수정 : 2020-06-07 16:05:37
▲ 박병수 초대 파주시 민주시민교육센터장
기초자치단체 중 전국 최초로 설립… 설렘과 무거움 교차
양질의 프로그램으로 시민들께 다가가겠다… 보편적 민주주의 교육 지향
■ 파주시대 창간 7주년을 맞이한 축하의 메시지를 남겨주신다면
우선 큰 박수로 축하드립니다. 7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살아남았다는 것만으로도 축하받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언론이 가진 신뢰의 위기와 사업으로서 생존의 위기라는 이중적 상황에서 소명감과 신념이 없었다면 이 정도의 시간을 지켜내기가 어려웠을 것입니다
박연진 발행인과 김영중 편집국장님의 노고에 파주시민으로 감사의 말을 전해드립니다. 이제 지역이 중앙에게 답하는 지방자치 분권의 시대에 언론도 보충성이 원리가 적용되었으면 합니다.
중앙이 채울 수 없는 근린 정보와 주민 요구를 담아내고 주민자치시대를 이끌어가는 큰 역할을 주문하며 파주시민들이 공동체 삶에 필요한 가치를 지속적으로 생산·유통·확산하는 일에 파주시대가 그 중심에 서 있길 바랍니다.
한 가지 제안 드린다면 기초지자체인 서울 동작구 의회가 ‘동작구 지역신문 발전 지원조례’를 제정해서 지역 언론 활성화에 불을 지핀 것을 참고하셔서 파주 지역 언론의 불편한 재정구조를 타개하는 방법을 찾았으면 합니다.
■ 파주시 민주시민교육센터가 생기게 된 배경에 관한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어떤 정책이나 제도도 시민들의 필요가 바탕이 되었을 때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지역에서는 파주시민참여연대를 비롯한 파주민우회, YMCA. YWCA. 파주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에서 꾸준히 민주시민교육을 진행해 왔고 경기도에서는 민주시민교육 지원법이 없는 가운데서도 31개 지자체 중 19개 지역에서 민주시민교육조례가 통과되었고 민간 차원의 경기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와 연구소가 민주시민교육 확대를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이러한 기반 위에 파주 민주시민교육 지원 조례가 2018년 통과되고 2019년 파주민주시민교육 기본계획에 관한 용역 보고서 제출, 그리고 2020년 민간위탁 민주시민교육센터가 설치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 파주시 민주시민교육센터가 기초자치단체 중 전국 최초로 설립됐다는데
남다른 감회가 있을 것 같은데요 센터장으로 설렘과 무거움이 교차하는 느낌입니다. 226개 기초지자체 중 최초로 센터 예산을 잡고 민간위탁을 통해 민주시민교육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시장님의 철학과 시의회 의원님들의 적극적인 동의가 파주에서의 민주시민교육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면을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이제 센터 식구들이 시민들과 함께 파주민주시민교육의 지평을 넓히고 내용을 채워가는 일에 노력해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 민주시민교육센터의 핵심 사업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크게 4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주민자치에 대한 정보제공과 주민자치위원 역량 강화 교육 사업입니다.
두 번째는 학교 자치를 통한 학교 민주주의가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체화될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파주시 교육청과 협력을 통해 마을 민주주의 구성원으로 아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주민자치회의 틀을 만들고 싶습니다.
세 번째는 민주시민교육 네트워크를 구성해서 센터가 민주시민교육을 진행하는 단체와 시민들에게 중간조직으로서 지원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네 번째는 민주주의는 평화를 담는 그릇입니다. 우리 센터의 궁극적 목표는 민주주의를 통한 삶의 행복입니다. 피스 메이커를 양성하고 평화 기반을 다지는 사업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 파주시 민주시민교육센터 찾은 팝페라테너 가수 임형주 좌로부터 임태연 팀장, 서진희 사무국장, 임형주 가수, 박병수 센터장
■ 지방자치 시대 읍면동의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주민자치회로의 변화에 대한 민주시민교육센터가 어떤 역할을 할 계획인가요
파주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주민자치위원회가 이름에 맞는 실질적 주민자치를 진행해 왔는지에 대한 철저한 시민사회의 성찰이 있어야겠고, 그렇지 못했다면 어떤 문제가 있었고 향후 설치될 주민자치회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의 주민자치위원회의 한계는 주민자치위원들의 한계가 아니고 제도의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주민자치위원회가 과연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권위를 생산할 수 있는 대표성을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한 선출의 문제와 주민의 일상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자원을 배분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는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좀 더 말을 보태면 주민자치 권한은 재정 배분과 인사조직 그리고 마을 사업의 선정, 기획, 진행, 평가의 과정 전반에 작용되는 것을 말합니다.
파주시에서 준비 중인 조례를 살펴보면 행안부 표준조례보다 진일보한 측면이 있으나 권위와 권한의 문제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민주시민교육센터에서는 주민자치 활성화를 위해서 몇 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선 현 주민자치위원 대상 설문지조사와 FGI를 통해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정리하고 손바닥 주민자치라는 제목의 주민자치 안내서 제작, 주민자치코디네이터 양성을 위한 과정도 준비 중입니다.
읍면동 별로 사무국장과 간사를 대상으로 수탁 업무와 총회가 결정한 마을 사업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에 대한 실무교육에 중점을 두고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있습니다.
■ 파주시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진보 성향)우려의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직설적으로 얘기하면 민주라는 수식어 때문에 혹시 특정 정당 편향의 교육기관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파주시 민주시민교육 조례 3조 3항에 ‘민주시민교육은 참가자들에게 특정 의견만을 갖도록 설득하거나 사적인 이해관계나 특정 정파의 의견 관철을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어서는 아니 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센터는 당연히 이를 지켜나갈 것입니다.
다시 말씀 드리면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어 시민의 보편적인 민주주의 교육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지식과 태도를 갖춘 시민이 자신의 판단에 따라 특정 정당, 정파, 시민단체를 지지하고 지원하는 것은 전적으로 시민이 선택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공익성과 공공성이 우선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생활화되는 ‘사람이 살만한 도시’가 되는 길에 민주시민교육센터가 필요한 역할을 담당하겠습니다.
■ 초대 센터장으로 부임하셨는데 그동안 어떤 일을 하셨는지요
2014년, 제 삶의 우연과 필연의 교차지점에 파주의 산하와 파주 사람들이 있었고 이를 운명으로 받아들이면서 초보 파주시민으로 겨우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크게 보면 제 삶은 파주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지는데 그 분수령에 세월호 아이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2014년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파주사람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필요에 의해 지방재정공부 모임을 10개월간 진행했었고, 이후 시민단체로의 결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공부를 함께 했던 사람들과 2015년 말에 파주시민참여연대를 결성하고 사무국장 2년, 상임대표 2년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 파주에서의 세월이 7년 정도 흐르니 이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수준이 된 것 같습니다.
다들 감사하게 생각하고 별 길게 남지도 않은 삶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 파주시민들께 한 말씀 남겨주신다면
개인적으로는 평범한 시민으로, 공동체의 이웃으로 막걸리 좋아하는 아저씨로 손잡아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파주시 민주시민교육 센터 운영자로서는 양질의 프로그램으로 시민들과 자주 찾아뵐 수 있길 바랍니다.
임진강이 수많은 지류들이 만나 서해로 가듯이 다양한 시민들이 소통하며 만나 수량이 풍부한 강물 같은 파주시가 되리라 믿습니다. 끝으로 시민 모두 코로나 터널을 무사히 지나서 일상으로의 건강한 복귀를 기원합니다.
김영중 기자 stjun01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