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빚어진 시에 대한 고전적인 예술 지향과 언어에 대한 외경심을 깊이 간직한, 최근 시단의 비주류의 영토를 진중하게 답파하는 젊은 시인”이라는 평을 받은 윤성택 시인이 두 번째 시집 ‘감(感)에 관한 사담들’을 펴냈다.
2001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해 신인상에 오른 윤성택 시인은, 2006년 첫 시집 ‘리트머스’이후 7년간 써온 작품들로, 그 첫 시집은 요란스럽지 않게, 그렇지만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의 첫 시집이 비정하고 삭막한 현실의 치부를 포착하는 날카로운 시선을 보여줬다면, 두번째 시집이 독자들을 안내하는 곳은 ‘기억’이다. 기억은 과거의 일이지만, 존재의 의식과 무의식에 자리하며 현실에서 영향을 미친다. 시집의 문을 여는 서시에서, 우리는 그 기억의 실체에 조금 다가갈 수 있다.
“돌아올 수 없는 추억은 아름답다. 그런 추억일수록 현실을 누추하게 관통해야 한다. 모든 기억은 추억으로 죽어가면서 화려해지기 때문이다.”의 시인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시인은 시간과 문명 사이를 떠가는 존재에 대한 아련한 고독을 모색해간다.
엄경희 문학평론가는 “윤성택의 우울과 외로움은 바깥에서 수없이 재조직되는 거짓 자아의 중심을 벗어나 본래적 자아에게로 귀의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정념”임을 강조했다.
한편 윤성택 시인은,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2001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수배전단’외 2편이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리트머스’가 있으며, 12년째 경기도 파주 헤이리예술마을 사무국에 근무하면서 마을의 문화예술 정체성을 유지하는데 행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