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의 요람’이 될 국립한국문학관 유치전이 뜨겁다.
‘문학진흥법’이 제정되면서, 문화체육관광부는 20년 숙원이었던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을 위해 상반기 중 부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현재 전국 지자체 15곳이 유치의사를 밝혔을 정도로 국립한국문학관을 둘러싸고 치열한 유치전이 전개되면서 일각에서는 충분한 공론화와 공정한 방식을 통해 부지가 선정돼야 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올 해 초부터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지자체는 파주시다. 파주시는 부지선정, 의회 유치결의안 채택, 시민추진단 발대식 개최, 서명운동 등 국립한국문학관 유치를 위해서 총력을 다하고 있다.
파주시는 역사적으로 고려시대 개성, 조선시대 한양을 연결하는 문향의 도시로서, 서원과 향교가 모두 6개일 정도로 일찍이 문화와 학문이 발달하여 16세기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성리학을 구축한 율곡이이 선생의 본향임을 내세우고 있다.
또한 방촌 황희, 구봉 송익필, 우계 성혼 등 수많은 문신과 선비들이 학문을 논하고 후학을 양성한 도시이면서, ‘동의보감’을 집필한 허준, 훈민정음 7모음체계를 확립한 이숭녕 박사, 해방 후 우리말 큰사전을 편찬한 정태진 선생 등 한글, 기록, 문학적인 역사자원이 풍부한 문향(文鄕)의 고장임을 강조하고 있다.
파주시는 율곡이이 선생의 정신을 이어받고자 후학들이 1615년 창건한 자운서원 일대에서 1988년부터 28년간 율곡문화제를 꾸준히 개최해 추향제, 전통유가행렬 재연, 율곡서예대전 및 전국 한시백일장 대회 등 우리민족의 역사를 현재까지 계승해오고 있다.
이재홍 시장은 “도시가 가지고 있는 역사는 그 자체적으로도 가치 있지만, 문학적 역사성을 지속적으로 어떻게 계승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면서 “560년 전 ‘글이 피어오르는 곳’이라는 뜻으로 조선5대왕 문종이 지명을 하사한 ‘문발(文發)동’에 지금의 출판도시가 자리하고 대한민국 최대의 책 축제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국립한국문학관이 설립될 경우 한국문학의 역사가 오늘에 꽃피울 수 있도록 파주시가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파주시는 이와 관련 출판도시 샛강 약 5km를 따라 산책로를 만들고 야외문학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한편, 14년째를 맞이하는 ‘파주출판도시 어린이 책잔치’가 오는 5월 5일부터 8일까지 200여개의 출판사, 문화단체와 ‘나는 괴물이다’의 최덕규, ‘걸었어’의 우지현, ‘달려 토토’의 조은영 작가 등 다수의 작가가 참여한 가운데 개최될 예정이다.
국내 최대규모 어린이 도서잔치인 이 행사에는 백일장, 작가와의 만남, 전시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꾸려지며 어린이들의 독서습관과 문학교육을 위해 기획됐다.
정승모 기자 pajusida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