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록스, 노키아, 코닥. 이 세 기업은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세상을 바꾼 발명품인 PC(개인용 컴퓨터), 스마트폰, 디지털 카메라를 처음 개발했지만 사업화 하지 못한 기업들이다.
정작 돈은 다른 기업(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캐논, 니콘)이 벌었다.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를 구체화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실행되지 못하면 묻히고 만다.
지난 11일, 파주시청에서는 작년 2월부터 운영된 공무원 창의혁신 동아리 ‘운주당’의 아이디어 재검토 회의가 열렸다.
왜란당시 말단 병사부터 장수까지 격의 없이 모여 전략을 짜던 이순신 장군의 서재 ‘운주당’에서 착안한 파주시의 ‘술이홀 운주당’은 지금까지 총 18회에 걸쳐 319명이 31가지 주제에 대해 토의했다.
그간 나온 아이디어만 수십 가지. 그중에는 많은 예산이 필요하거나 비현실적인 제안도 있었고,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 ‘깨알’아이디어도 있었다.
하나같이 파주가 좋고, 파주를 사랑하기에 ‘우리가 사는 곳이 앞으로 이랬으면 좋겠다’하는 소중한 의견들이었다.
운주당은 각 부서의 요청을 받은 공모사업 아이템 등 시의성 있는 주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토의 후 즉각 사업부서에 전달하는 아이디어 뱅크 역할을 했다. 하지만 장기검토가 필요한 사항들은 부서에서 자체 검토해 참고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재홍 시장은 그간 운주당 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 중 사장시키기 아쉬운 것들을 다시 검토해 보자는 제안을 했다. 이를 계기로 파주시는 10월 운주당 모임에서 나온 제안 중 지속가능하고, 저예산이면서도 시민만족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뽑는 시간을 가졌다.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개방형 어울림장소 ‘공감마당’ 조성 ▲관광활성화를 위한 시티투어 코스 수정 및 역별 테마지정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파주 농·특산물 판매처 지정 ▲유비파크 활용방안 등이 다시 논의됐다.
시는 곧 전 직원 설문을 통해 선호도 및 의견을 수렴한 뒤, 관련 부서에서 실행가능성을 검토한 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사람이 꾸는 것은 ‘꿈’이지만, 여럿이 하면 그건 ‘현실’이 된다. 이제 막 두 살 된 파주시 공무원들의 창의혁신 동아리 술이홀 운주당은 시민이 살고 싶은 도시를 위해 꿈만 꾸지 않고 행동하기 위해 나섰다. 앞으로 운주당의 행보가 기대된다.
파주시대 pajusida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