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호종 25종 조사돼, 공릉천 하구 생태적 가치 높아
[파주시대 김영중기자]= 공릉천친구들(대표 조영권)과 경기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지난 3월 6일 파주출판도시 지혜의숲 대회의실에서 ‘공릉천 하구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이 자리는 ‘공릉천친구들’이 1월 15일부터 시작한 “공릉천 하구를 경기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해주세요”라는 도민청원 운동이 1만명 동의를 달성하여 경기도지사의 답변을 기다리며, 공릉천 하구의 생태적 가치를 알리고, 광역지자치장의 지정 사례를 살펴보고자 마련된 자리였다.
80여명의 시민들이 토론회에 집중하여 자리를 지켰고, 토론회 장 좌우에는 공릉천 하구 훼손을 막자는 시민들의 구호가 적힌 족자 현수막과 공릉천하구의 생명 사진들이 전시되어, 그간 공릉천친구들이 펼친 활동의 일면을 볼 수 있었다.
첫번째, 이은정 (사)에코코리아 사무처장이 ‘공릉천 하구 생태현황 및 보호지역으로의 가치’ 주제로 발표했다.
이은정 사무처장은 2011년부터 2023년까지 13년 동안 모니터링을 한 방대한 데이타를 분석하여 공릉천 하구의 생태적 가치를 알렸다. 183과 402종 577분류군의 생물들이 공릉천 하구에서 서식하고 있으며, 조류 양서류 파충류 등 국가보호종은 25종에 이른다고 보고했다.
더불어, 주변 농경지의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시행, 하천정비사업으로 훼손된 자연형 농수로 복원, 제방둑 포장도로로 인한 조류서식방해요인 발생, 지역주민과 상생하는 생태관광 프로그램 개발 등을 논의 과제로 제시했다.
두 번째는 ‘습지보호지역 지정 기준 및 지정 사례’를 주제로 임정철 국립생태원 습지센터 선임연구원이 진행했다. 임 선임연구원은 △습지의 법적 정의 △우리나라의 습지보호지역 및 람사르습지 현황 △습지보전·관리체계와 관계기관별 역할 등을 설명한 후 습지보호지역 지정 절차와 요건을 살폈다. 이어 습지보호지역 지정으로 얻을 수 있는 혜택과 일부 시민들이 우려하는 행위제한 범위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발표에 이어 박평수 경기도탄소중립도민추진단 단장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는 유호준·조성환 경기도의원, 장정구 (사)한국섬재단 부이사장, 장동빈 경기환경운동연합 정책위원장, 조영권 공릉천친구들 대표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유호준 도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남양주시를 대표하는 크낙새가 자취를 감춘 사례를 이야기하며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이 공릉천에 저어새가 있었다가 아니라, 저어새가 있다라고 배우며 자랄 수 있으려면 습지보호지역 지정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릉천 하구를 지역구로 둔 조성환 도의원은 “GTX·제2순환도로 등 개발에 장애가 된다 등의 반대여론에 지혜롭게 대응해야 한다”면서 “국가적 차원의 생태교육·관광 자원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장정구 (사)한국섬재단 부이사장은 “경기도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통해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 습지보호 지정 이후의 활동에 대해서도 고민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조영권 대표는 “주변 농경지와 농민들에 대한 충분한 보상과 대가가 지불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사회를 맡은 박평수 단장은 “지적해주신 여러 의견들을 잘 수렴”하여 “공릉천 하구의 경기도 1호 습지 지정을 꼭 달성해내자”고 의지를 밝혔다.
‘공릉천친구들’은 ‘공릉천지키기 시민대책위원회’가 공릉천을 지키고 보전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기 위해 23년 비영리단체로 등록한 단체이다. 환경부가 시행하고 있는 하천정비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공릉천 하구 뚝방 전봇대에 ‘공릉천에 사는 생명들’ 얼굴로 현수막을 만들어 게시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공릉천 생명들 사진전, 공릉천뚝방 콘크리트 포장 반대 서명, 환경청과 파주시청 앞 기자회견, 공릉천 보전을 위한 토론회도 하고, 매달 자연학교를 열어 공릉천과 친구되기를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2023년 6월에는 공릉천 하구 뚝방에 나무 120주를 심어 작은 숲으로 가꾸고 있다.
올 1월부터는 공릉천 하구 좌우농경지의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시행을 위해 시범사업으로 매주 토요일에 철새모이주기 활동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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