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국민서관(주) 콘텐츠기획본부장
나이에 따라 시간의 속도가 다르게 흐른다고 한다.
그러니까 50대보다는 60대의 시간이, 60대보다는 70대의 시간이,
70대보다는 80대의 시간이 더 빠르게 흘러간다는 얘기다.
아직 60대 이상을 살아보지 못했지만 5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말이다.
그런데 나이에 따라서만 시간의 흐름이 다른 게 아닌가 보다.
12월에 접어들면서 시간의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11월의 달력을 넘기며 이제 마지막 한 장의 달력만 남았다고
생각했던 12월의 첫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그 12월이 이제 며칠도 남지 않았다.
해가 뜨기 전부터 하루를 시작하지만 잠시만 꼼지락거리다보면
어느새 퇴근시간이 되고 하루를 밝히던 해는 서산너머로 기울기 일쑤다.
하루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느낌이다. 하여, 정리가 필요하고 계획이 필요한 시기에 마음만 급해진다.
커다란 밧줄이라도 던져 넘어가는 해를 꽁꽁 잡아매고 싶은 심정이지만
그렇다고 내게 잡힐 시간이 아니니 뉘엿뉘엿 저무는 해에게 그저 부탁이라도 해본다.
“가는 발걸음이야 막을 수도, 붙잡을 수도 없지만 부디 뜀박질만은 하지 마시게나.”
아이러니하게도 텅빈 자유로를 달리는 내 차의 속도는 점점 빨라진다.
기울던 해가 이렇게 얘기할 듯 싶다."뭐가 그리도 바쁘신가?
그런다고 시간을 따라잡을 수는 없다네. 천천히 다니시게나.
"그렇다.해는 늘 제 속도를 유지했건만 그 속도를 맞추지 못했던 건
내 마음이었다.천천히 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