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가족센터 이사숙 센터장
본인은 국민건강보험공단 파주지사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건강보험 관련 현안에 대한 회의에 참석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건강보험 제도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건강보험공단에서는 담배회사를 상대로 흡연 폐해에 대하여 소송을 진행하고 있고 오는 5월 22일 항소심을 앞두고 있다.
관련 자료를 통해 흡연의 피해가 심각함을 알 수 있었고 평소 금연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나로서는 이 소송이 중요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흡연 폐해에 대한 담배회사의 책임을 규명하고, 흡연 관련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방지하기 위해 2014년 4월부터 담배 제조회사를 상대로 담배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흡연은 폐암, 후두암과 같은 암을 비롯해 심혈관 질환, 호흡기 질환 등 다양한 질병의 주요 원인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으며, 건강보험공단도 진료비 증가로 인해 재정적인 부담을 크게 안고 있다.
그러나 담배 제조업체들은 이러한 위험성과 중독성을 국민에게 충분히 알리지 않은 채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오히려 흡연의 위험성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흡연은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흡연이 후두암이나 폐암 발생에 기여하는 정도는 85~97%에 이르며, 비흡연자에 비해 흡연자의 후두암 및 폐암 발병 위험도는 6.8배에서 최대 41배까지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직접흡연으로 인한 사망자는 2019년 기준 하루 평균 159명에 달한다.
건강보험 진료비 또한 흡연으로 인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흡연 관련 진료비는 3조 8천억 원에 이르며, 이는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이다.
이처럼 흡연이 국민 건강과 건강보험 재정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는 현실에서, 공단은 과학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KT&G, 한국필립모리스 등 주요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533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이 2014년 4월부터 시작되어 2020년 11월 1심에서 패소했지만, 공단은 항소를 제기하여 오는 5월 22일 12차 변론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정부가 담배회사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한 사례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1998년 미국에서는 주 정부들이 담배회사들과의 소송을 통해 2060억 달러(약 220조 원)의 배상 합의를 이끌어냈으며, 미성년자 대상 담배 판매 금지 등 예방 조치도 함께 시행되었다.
2015년 캐나다 역시 주 정부가 담배회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해 큰 금액의 합의를 도출한 바 있다. 이러한 해외 사례에 비추어, 건강보험공단이 국민 건강을 위해 제기한 이번 담배소송 역시 의미 있는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담배소송은 단순히 공단과 담배회사 간의 법적 분쟁이 아니다. 이는 국민 건강을 지키고 건강보험 재정이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로 낭비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을 발의하여 입법적 지원을 하고 있으며, 공단은 다양한 방식으로 전 국민에게 흡연의 위험성을 알리고자 고군분투 중이다. 이와 함께,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한 백만 서명 운동도 진행 중이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나로서는 우리가 납부한 보험료로 운영되는 건강보험 재정에서 매년 수조 원이 담배 흡연으로 인한 진료비로 지출되는 현실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러한 비용이 꼭 필요한 곳에, 보다 어려운 국민에게 쓰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를 위해서, 국민 모두가 담배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건강보험공단의 담배소송에 더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