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훈 국민서관(주) 콘텐츠기획본부장
마지막 비극인 [오텔로 Otello]를 1887년에 발표한 뒤
베르디는 ‘앞으로는 재미로만 작곡하겠다’고 선언한다.
극장의 요구나 관객의 반응에 신경 쓰지 않고 마음 내키는 음악만 만들겠다는 뜻이었다.
“작곡가로서 나는 평생 완벽을 추구해왔다. 그러나 작품이 완성될 때마다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 내게는 분명 한 번 더 도전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남아있다”
평생동안 비극만을 작곡했던 베르디가 여든이 되어서 했다는 말이다.
이후 그는 그의 유일한 희극인 [팔스타프 Falstaff](1893)를 작곡한다.
그가 오페라 작곡을 시작한 이래 50년이 넘도록 그의 작품 속에서
고통과 눈물의 세월을 보내야만 했던 비련의 여주인공들이 [팔스타프]에서 드디어 유쾌한 반격을 시도한다.
늙어서도 여자를 밝히던 주정뱅이 뚱보 기사인 팔스타프가 여주인공에 의해 혼쭐이 난다.
[팔스타프]는 자기가 잘난 줄 아는 남자주인공을 얼간이로 만들고
서로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젊은 남녀를 결혼으로 맺어주며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다.
베르디는 이 작품의 말미에 ‘세상 모든 것은 장난’이라는 합창을 넣었다.
그는 이를 통해서 인생이란 다 장난이고 희극이라는 메세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한다.
전혀 베르디답지 않은 작품이지만 베르디 노년의 새로운
통찰이 깃들어 있는 명작인 [팔스타프]는
그렇게 탄생됐으며 그의 마지막 인생 목포가 설정돼 있다.
그리고 그는 그 목표를 80세에 이뤘다.
어느 행사에서 수 백개의 연을 날리는 전문가를 만났다.
연을 하늘 높이 올리는 일은 쉽지 않다.
바람의 방향을 잘 살펴야 하고, 바람의 흐름을 잘 읽어야 한다.
한 마디로 바람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하늘 높이 연을 날려 올리는 일에 성공할 수 있다.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 자신이 정한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살아간다.
목표를 정하기 위해서는 인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 이해는 때에 따라 바뀔 수도 있다.
목표도 그에 맞게 자연히 변하기 마련이다.
늘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 필요한 이유이다.
자신을 돌아보고, 이해하는 수많은 과정을 통해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
80세의 베르디처럼, 수 백개의 연을 하늘 높이 올리는 연 전문가처럼 말이다.
100세 시대라고 한다. 100세까지도 목표를 세워야 하는 시대이기도 한다.
주저하지 말고, 더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오늘도 내일도 목표를 세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