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훈 국민서관(주) 콘텐츠기획본부장
몽골의 산악지대에 사는 독수리는 초원에서 열심히 풀을 뜯고 있는 양떼들을 호시탐탐 노린다고 합니다.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신들을 노리는 독수리 때문에 양들은 단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그저 풀이나 뜯고 똥이나 싸면서 평온하게 살았던 양들에게 독수리는 죽음의 사신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언제 들이닥칠지 모를 독수리란 존재로 인해 양들은 늘 죽음의 공포를 느끼며 살아갑니다.
어쩌면,
그런 긴장감이야 말로 양들을 살아 숨쉬게 하는 생명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는 먼 거리까지 물고기를 살려서 옮기려면 수조 안에 포식자를 넣어야 하는 이치와도 같습니다.
그런 이치로 생각해 본다면,
양들에게 독수리는 죽음의 사신이 아니라 건강한 생명력을 보존케 하는 존재인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나에게 또는 우리에게 독수리와 같은 존재는 무엇일까요?나에게 또는 우리에게 수족관 안의 포식자와 같은 존재는 무엇일까요?
두렵지만 나를 살아가게 만들었던 것.
나를 늘 긴장하게 하는 것.
여러 가지 것들이 머리를 스쳐갑니다.
그것은 아마도 평소에 하기 싫었던 것들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것은 아마도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것들 중 하나일 것입니다.
두려움으로 흘끔거리게 만들었던 그 무엇일 것입니다.
밝힐 수는 없지만 저는 제 마음 속 깊이 자리 잡은 그 무엇의 존재를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모른 척 외면하곤 했지만 언제나 내 마음을 긴장케 하는 그 무엇을 이제는 정면으로 마주하며 살려고 합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그 무엇으로 인한 긴장감이 나를 살아 숨쉬게 만들고 건강한 생명력을 보존케 하니 역설적이게도 인생에서 가장 감사해야 할 대상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혹시 알고 계시나요?
자신을 끊임없이 긴장케 하는 그 무엇을 실체를 말입니다.
모르신다면 어서 빨리 찾으셔야 합니다.
알면서도 외면하고 계시다면 이제는 그 존재를 인정하시고 정면으로 마주해야 합니다.
물론 적당한 거리는 필요합니다.
누가 뭐래도 그 존재는 포식자이자 공포의 대상이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그 존재가 우리를 살아 숨쉬게 한다는 것은 잊지 말고 꼭 기억합시다.
제 마음에는 언제나 독수리 한 마리가 날고 있습니다.
여러분 마음에는 무엇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