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국민서관(주) 콘텐츠기획본부장
책을 읽다가 "삶에는 해결책이 없다. 오직 움직이는 힘만 있다. 그러나 그 힘을 만들어내면 해결책은 뒤따라 온다."라는 구절에서 한동안 눈길을 뗄 수 없었다.
살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수많은 문제의 답은 결국 행동과 실천이라는 얘기다.
해결책이나 정답을 찾으려고 동분서주하기 보다는 움직이는 힘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문이다.
'움직이는 힘'
이는 자신의 삶에 최선은 다하는 자세와 맞닿아 있을 것이다.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삶이란,
행동과 실천이 전제되어야 가능한 삶이기 때문이다.
이 또한 결국 행동과 실천이 답이라는 얘기와 일맥상통한다.
늘 말만 앞서는 내게는 참 부담스러운 결론이다.
자칫 해결책을 찾을 수 없는 삶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벽 산책길의 농로에서 어설프게 만들어진 바람개비를 만났다.
안개가 잔뜩 낀 농로에서 만난 바람개비는 흡사 이정표와 닮아 있었다.
잠시 길을 잃고 갸우뚱거리고 있는 내게 방향을 제시해주기라도 하듯 한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저리로 가라. 뒤돌아보지 말고.
앞을 보고 곧장 가라. 멈추지 말고 가라."
바람개비는 그렇게 '행동과 실천'을 내게 얘기하고 있었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파주의 새벽엔 안개가 짙어진다.
그 안개 속에 우뚝 서있는 바람개비에서 생텍쥐페리를 만났다.
무섭도록 짙은 안개 속에서 그의 야간비행을 보았다.
그 안개 속에 우뚝 서있는 바람개비를 보며 등대지기란 동요를 읊조려 본다.
무섭도록 짙은 안개 속에서 길을 내듯 등대불빛이 반짝인다.
덕분에 길을 잃지 않았다.
안개 속의 바람개비는 길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길을 걷는 것은 실천과 행동이다.
고립무원에 빠지지 않으려면 움직이는 힘이 필요하다.
개인도 사회도 국가도 마찬가지다.
끊임없이 나아가야 한다.
그러고 뒤돌아보아야 한다.
제대로 잘 나아가고 있는가.를 수시로 확인해보아야 한다.
이 또한 행동이고 실천이다.
걷고 또 걸었다.
지독했던 안개 속에서도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