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제 76호(6월15일, 홈페이지 6월 15일자) ‘있지도 않은 구봉 송익필 인물사진 다른 인물로 둔갑’ 제하의 기사와 관련해, 초상화를 잘못 사용한 기관단체가 잘못에 대한 인정이나 사과는 없이, 오히려 언론에 제보한 이를 찾는데 혈안이 돼있어 주위의 비난이 일고 있다.
파주문화원과 시는 파주와 관련 깊은 보물 1415호 ‘삼현수간’과 세 주인공인 율곡 이이, 우계 성혼, 구봉 송익필을 소개하면서 세 분의 초상화를 함께 소개했는데, 그 과정에서 율곡선생과 구봉선생의 제자인 사계 김장생의 초상화를 구봉 송익필이라고 홈페이지와 지역문화 강좌 자료를 통해 소개하는 오류를 저질렀다.
이같은 잘못으로 인해 최근까지 인터넷 검색창에 ‘송익필’ 또는 ‘구봉 초상화’로 검색하면 사계 김장생의 초상화가 구봉선생의 초상화로 검색됐다. 다행히 본보의 보도 이후 이같은 오류가 대부분 수정됐고, 이는 관련 문중의 노력과 관계기관의 조치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여전히 잘못된 초상화가 인터넷 상에서 발견되는데 이는 잘못된 자료를 인용한 곳이 외국계 사이트이거나, 홈페이지 사용해 미숙한 이들이 올린 정보로 사후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인터넷의 특성상 일단 게제된 자료는 무작위로 확산된다는 점을 생각할 때, 원인 제공자들이 철저한 조치를 통해 잘못된 정보를 책임지고 수정해야 할 것이다.
잘못된 초상화 인용의 문제는 그 당사자가 공공 기관이라는 점, 특히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다루는 문화원과 구봉선생의 학덕을 이어간다는 학술단체가 문제의 당사자라는 것이다. 이들이 가지는 공공성과 정보에 대한 신뢰성이 오히려 문제를 크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잘못이 확인된 이후 관계기관이나 관련단체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잘못에 대한 사과와 정정, 그리고 확산된 그릇된 정보에 대한 대책과 조치였다.
하지만 언제 그랬느냐는 듯 슬그머니 관련된 정보를 감추기만 했을 뿐 누구도 잘못에 대한 인정이나 사과는 없었다.
오히려 제보한 이가 누구일 것이라며 ‘가만두지 않겠다’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으며, 본사에도 보도에 대한 항의와 조치를 취하겠다는 엄포를 한 바 있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언론에서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그 사항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의 질서에 잘못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잘못된 정보였다는 것을 스스로도 인정해 놓고도, 반성보다는 무리를 지어 제보자를 추론하고 비난하는 잘못된 행태가 더 큰 문제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 나의 잘못을 지적하면 모두가 적이라는 저급한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공공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 특히나 문화인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아울러, 언론 매체가 보도하는 내용의 출처, 즉 정보의 기초가 되는 내용이나 정보제공자의 이름을 비밀로 할 수 있는 권리인 취재원 비닉권(秘匿權)은 개인 신변의 안전 보장은 물론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과 취득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언론의 자유, 나아가 민주주의 구현을 위한 필수전제 조건으로 반드시 지킨다는 것이 본보의 확고한 입장이다.
이번 사태가 우리고장 파주의 역사와 선현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성찰과 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