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훈 국민서관(주) 콘텐츠기획본부장
천지자연의 이치 또는 하늘의 바른 도리를 천리(天理)라고 한다.
세상이 편안하려면 천지자연의 이치 또는 하늘의 바른 도리가 그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천리(天理)대로 돌아갈 때 세상에는 큰 탈이 생기지 않는다.
철새들의 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아직 채 추수가 끝나지 않은 시점에 파주의 들녘으로 철새들이 날아들었다.
혹여, 수확을 앞둔 벼들이 피해를 입지 않을까 조바심이 일었다.
허나, 괜한 걱정이었다.
천리(天理)를 아는 철새들은 추수를 끝난 논에만 내려 앉았고 떨어진 나락만을 취한다.
무리한 욕심은 결코 부리지 않는다.
지극히 평범한 범인(凡人)들은 천지자연의 이치를 깨닫기 어렵다. 지혜와 덕이 뛰어난 성인(聖人)이라고 해도 하늘의 바른 도리에 닿기는 쉽지 않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이 현실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세상은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천리(天理)가 요원하다.
세상에 탈이 많은 이유이다.
철새들의 이동이 시작되었다.
파주의 하늘 길을 따라 천리(天理)가 비행하고,
파주의 들녘에 천리(天理)가 내려 앉는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 천리(天理)를 제대로 읽지 못한다.
그러므로, 세상은 날로 번잡해지고 날로 소란스러워진다.
수확이 끝나면 곧 허허벌판이 될 들녘이다.
그 들녘을 가득 채울 철새들의 비행이 하늘을 가득 메울 것이다. 비워지니 채우는 것이다.
천지자연의 이치를 깨닫기 원하시는가?
하늘의 바른 도리를 알기 원하시는가?
그렇다면, 파주의 들녘으로 나서보시라.
그곳에 천리(天理)가 있다.
탈도 많고 말도 많은 세상.
철새들의 욕심 없는 비행이 큰 위안이다.
천리(天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