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국민서관(주) 콘텐츠기획본부장
“미쳤네, 미쳤어” 보자마자 무심코 내뱉을 뻔 했던 말을 곧바로 꿀꺽 삼켜버렸다.
생각 없이 툭툭 던지는 말이 누군가에게 커다란 아픔이 되었던 일들과
누군가 내게 생각 없이 던진 말들에 깊게 베였던 기억들이 만든
무수히 많은 상처들을 또 간과할 뻔 했다.
청춘들은 겨울에도 반바지를 입고 여름에는 긴소매 옷을 입는 일이
어색하지 않다.패션 파괴자냐고 묻는다면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들은 패션 사용자에 가깝다.
계절과 상관없이 자신들이 입고자 하는 옷을 주변의 시선과 관계없이
입는 일이 그들에게는
전혀 어렵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여름의 초입에 피어난 코스모스는 결코 미치지 않았다.
계절의 경계가 모호해진 세상에서 굳이 가을을 고집하지 않을 뿐이다.
계절 파괴자냐고 묻는다면 결코 그렇지 않다.
그들은 계절 사용자다.날짜와 절기로 나눈 계절이 아니라
자신들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날짜에 피어나는 일이
그들에게는 전혀 어렵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편견에 사로잡혀 성급하게 내뱉는 말과 행동은
언젠가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나는 부메랑을 앞쪽으로 던졌으니 내 뒤통수를 친 부메랑은
결코 내가 던진 부메랑일 리 없다고
또는 아주 오래전에 던진 부메랑이 지금에서야 돌아올 리 없다고
애써 부정하지 마라.부메랑의 속성은 원래 그런 것이다.
피할 방법은 마땅치 않지만 부메랑을 맞지 않을 방법을 찾자면
딱 한 가지 방법이 있다.부메랑을 날리지 않는 것이다.
말과 행동의 파괴자가 되지 말고 말과 행동의 바른 사용자가 되는 것이다.
코스모스에게 다시 말을 건넸다.
“이 계절에 보니 더 멋지고 더 예쁘네.” 결코 빈 말이 아니다.
사진을 보시라.계절과 상관없이 꽃은 무조건 예쁘다.
던질 뻔했던 부메랑을 가까스로 내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