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국민서관(주) 콘텐츠기획본부장
한해를 보내고 새로운 또 한해를 시작하는 연초에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며칠동안 영하 10도를 밑도는 추위에 세상이 꽁꽁 얼어붙었다.
파주를 가로질러 흐르다 한강과 임진강과 합쳐져 서해로 빠져나가는 공릉천도 하얗게 얼어붙었다.
꽁꽁 얼어서 툭툭 불거진 겨울의 강물이지만 세상을 내달리던 시절에
못지않은 나름의 아름다움은 아직도 유효하다.
세상은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창조주가 일부러 아름답지 않게 만들었을 리 만무하니 말이다.
다만 그 아름다움을 보거나 즐기는 일은 전적으로 보는 사람의 몫이다.
마음에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떠한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창조주가 새겨놓은 아름다움을 찾아낼 것이지만,
마음이 각박한 사람이라면 눈앞에 활짝 펼쳐진 아름다움도 흘려버리기 일쑤일 테니 말이다.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은 언제나 제자리에 있다.
시원하게 내달리던 강물이 비록 얼어서 멈춘 듯 보이더라도
강물에 새겨진 아름다움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니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볼 일이다.
꽁꽁 얼어서 흐름이 멈춘 듯 보이는 강물이지만 강물 속 깊은 물은
여전히 더 큰 강과 바다를 향해 흐르고 있다.
얼어붙은 표면의 물도 더 큰 강이나 바다를 향한 걸음을 포기하지 않는다.
다만 잠시 멈춘 듯 보일 뿐이다.
‘차가운 열정’이란 표현도 있고 ‘뜨거운 냉정’이라는 표현도 있다.
꽁꽁 얼어서 툭툭 불거진 겨울의 강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은 ‘차가운 열정’에 가깝다.
차가움 속에 새겨놓은 뜨거운 열정이다.
겨울이 선사하는 아름다움이다.
창조주가 일부러 아름답지 않게 만들었을 리 만무하니 세상의 그 어떤 것도 아름답지 않을 수 없다.
새해가 밝았다.
춥다고 움츠리지 말고 열정을 품을 일이다.
창조주가 깊이 새겨놓은 세상의 아름다움과 마주할 일이다.
그래서 스스로 아름다움의 일부가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