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국민서관(주) 콘텐츠기획본부장
무엇이든 가까이에서 보는 것과 있는 그대로
보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
산 속에 들어앉아 있어서는 산을 제대로 묘사할 수 없다.
산 속과 산 밖을 오가면서 산을 생각하며 느낀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야 비로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산이 된다.
마찬가지로 가까이에 있는 것이라고
다 안다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고 오산이다.
가까이에 있다고 모든 걸 보여주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가만히 앉아서 모든 걸 보여주기를 바라지 말아야 한다.
있는 그대로를 보기 위해서는 먼저 다가가야 한다는 얘기다.
산 속에 들어가기 보다는,
산 전체를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노력.
기다리기 보다는,스스로 한 발짝이라도 다가서기 위한 노력.
그런 노력이 수반될 때에야 산이 보이고
비로소 소중한 무언가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이다.
메꽃이 무리를 이루어 피었다.아주 가까운 곳에 피었는데도
철이 다 지나가는 요즘에서야 메꽃이 눈에 들어왔다.
‘수줍음’이라는 꽃말을 지키려 메꽃이
내 시선을 피해 꼭꼭 숨은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보려는 내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볼 수 없었다는 게 정답에 가까울 것이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일상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되는 요즘이다.
이제는 노력하지 않으면 다시 돌아갈 수 없을 일상의 소중함을 메꽃에게서 배운다.
‘가까이에 있다고 알게 되는 게 아니라
먼저 다가가서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알 수 있는 진실처럼
지키려고 노력할 때 비로소 누릴 수 있는 게 일상이다.’메꽃이 전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