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덕순 칼럼위원
며칠 있으면 설이 돌아온다. 어렸을 때처럼 마음이 들뜨는 설은 아니지만 지난 1월 1일에는2018년을 세계 시민들과 같이 맞이하는 ‘글로벌 설’을 맞이하여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다.
이번에 맞이하는 설은 우리 고유의 ‘민족 설’로 우리만의 방법으로 새 해 소망과 결심을 한 번 더 다지는 특별한 설이다. 정이 많은 우리 민족은 어떻게 하던지 한 번이라도 더 함께하는 기쁨을 누리려는 특별한 DNA를 가진 가족 사랑으로 일 년에 설을 두 번 쇠고 결심도 두 번 하면서 ‘작심삼일(作心三日)’의 흐트러진 마음을 가다듬는다.
그런데 설이 되면 좋은 일만 있는 게 아니다. 자녀들이나 손자·손녀들에게 덕담을 하신다고 “공부 열심히 해라”,“올해는 시집가야지?”, “이제는 취직해서 부모님 걱정 덜어 드려야지!” 등 부담스러운 말씀들을 하심으로 일가친척 모임을 꺼리는 청년들이 많다고 한다.
객지에서 ‘나 홀로 설’을 보내는 취업 준비생이나 입시준비생이나 미혼남녀들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가족들은 이번 설에 가족들 간에 불편한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했다. 집안 어른들과 형제들에게 평소에 읽은 책 중 다시 읽고 싶은 책을 한 권씩 준비하자고 문자를 보냈다.
부정적인 메시지는 입에 담지도 말고 소통의 실마리가 담긴 책 선물로 청년실업이나 결혼을 미루고 있는 아픈 세대들의 언 마음을 따스하게 녹이고 위로하자고 메시지’를 보냈다.
어린 아이들을 기르는 우리 두 딸과 조카들에게는 “우리는 어린 손자·손녀들이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고 새로운 생각으로 생각해보려고 하고 미래를 위해 새로운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려는 사람으로 자라길 원한다.
그리고 똑같은 중요성을 가지고 우리는 손자·손녀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삶을 살아가면서 불가피하게 겪게 되는 어려움에 좌절하지 않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회복력과 강인한 성격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서 이들이 자신을 꿈을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하자.”라고 장문의 편지를 썼다.
이 글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형 인재를 만드는 『최고의 교육』이라는 책 속에 있는 이야기로 우리 자녀들과 무리 없이 소통하는 좋은 방안을 생각하게 한다. 가르치려는 욕심을 버리고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배우는지’에 대하여 생각하고 교육을 해야 한다.
“많이 가르치고, 무조건 외우고, 시험보고 잊어버리는 교육”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 아이들을 한 줄로 세우고 비교 판단하여 주눅 들게 하는 교육도 멈춰야 한다. 그래서 이 번 설에는 무한상상시대를 독특한 방법으로 살아갈 동력을 세뱃돈 대신에 ‘마음의 양식’을 선물하기로 했다.
링컨 대통령은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모두 책에 있다. 내가 읽지 않은 책을 찾아주는 사람이 가장 소중한 친구”라고 했고, 안 중근 의사는 “5분만 시간을 주십시오. 책을 다 읽지 못했습니다.”라고 사형집행 순간에도 독서를 멈추지 않았고, 빌게이츠는 “오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의 도서관이었다. 하버드 졸업장보다 더 소중한 것이 책 읽는 습관이다”라고 했다.
“책을 읽지 않아도 당장에는 문제가 없지만 10년, 20년 뒤에는 분명히 문제가 생긴다.” 책을 읽는 것은 잠재력을 깨우는 자신과의 소통이며 가족과 이웃 간의 소통이며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소통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우리나라 최고의 장병들과 함께하는 ‘고운 말 캠프’에서 소통의 달인이 되고 ‘잘 말하는 좋은 방법’은 좋은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데 한 병사가 따라 나오면서 “강사님,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은지 마음에 담아두고 읽는 책 한 권 추천해 주세요”라는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식을 가르치려고만 했지 책 속에서 길을 찾게 도와주지 못했다. 책 한권도 선물하지 않으면서 미래사회는 “깊이 생각하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 차지할 것이라고 말만 한 것이 후회가 되었다.
깨달음을 준 ‘미래인’에게 감사하며 설 선물은 책으로 하고 독후감을 나눠볼 씨앗을 뿌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