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국민서관(주) 콘텐츠기획본부장
"나는 종종 사람을 꽃에 비유한다. 꽃처럼 사람들도 피어나는 시기가 따로 있다고 믿는다.
어떤 이는 초봄 개나리처럼 십 대에, 어떤 이는 한여름 해바라기처럼 이삼십 대에, 어떤 이는 가을의 국화처럼 사오십 대에, 그리고 한겨울 매화처럼 육십 대 이후에 화려하게 피어나는 거라고, 계절은 다르지만 꽃마다 각자의 한창 때가 반드시 오듯이 사람도 가장 활짝 피어나는 때가 반드시 온다. 그런 기회가 왔을 때 절대 놓치지 않도록 준비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모든 이들은 각자의 속도와 시간표가 있다."
국제구호활동가인 한비야가 얘기한 사람의 절정기와 꽃에 대한 비유이다.
법정스님은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란 책에서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늙음이 아니라 녹스는 삶이다. 인간의 목표는 풍부하게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풍성하게 존재하는 것이다"라고 설파하였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자신의 감각을 녹슬게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든지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고 성취감을 만끽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두 분은 우리에게 전달하고 싶었을 것이다.
개나리와 진달래가 꽃을 떨구니 죽단화와 민들레가 한창이다.
개나리도 예뻤고, 진달래도 아름다웠다.
죽단화도 예쁘고, 민들레도 아름답다.
해바라기도 예쁠 것이고, 국화도 아름다울 것이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간다고 해도,
녹슬지만 않는다면,
꽃들의 아름다움은 언제나 우리 곁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굳이 소유하려 하지 않더라도,
풍성하게 존재할 것이다.
험한 돌담 사이에 피어난 죽단화와 화단의 여기저기에 피어난 민들레가 반갑다.
‘결코 녹슬지 말라’는 전언이 꽃잎마다에 담겨있는 듯 하다.
계절을 따라 피고 지는 꽃들에게서 현인들의 지혜를 배운다.
그저 고맙고 감사가 넘치는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