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국민서관(주) 콘텐츠기획본부장
24절기 중 열다섯 번째 절기인 백로(白露)에 관한 제주도 속담으로 백로 전까지 패지 못한 벼는 더 이상 크지 못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한 백로(白露)는 흰 이슬이라는 뜻으로 이때쯤이면 밤에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이나 물체에 이슬이 맺히는 데서 유래된 절기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입추(立秋)와 처서(處暑)가 여름의 무더위가 물러가고 가을이 시작을 알리는 절기였다면 백로(白露)는 완연히 깊어진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절기니 이제부터는 벼가 크는 과정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익어가는 시기이다.
많은 사람들이 SNS에 올려주는 하늘을 구경하다가 제가 살고 있는 파주의 하늘을 올려다보니 “아~~~~~~”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백로(白露)가 지나니 누가 뭐라고 해도 깊어질 대로 깊어진 가을임을 부정할 수 없는 그런 하늘이었다.불현듯 이런 생각을 들었다.‘사람의 일생을 절기로 나눈다면 지금의 나는 어느 절기에 해당될까?
’딱 백로(白露)였으면 좋겠다.더 이상 크지 않아도 좋으니 이제부터는 제대로 익어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들었기 때문이고, 백로(白露)야 말로 저 멋진 가을하늘을 원 없이 볼 수 있는 절기이기 때문이다.
가을을 좋아하지만, 가을하늘을 그 누구보다 사랑하지만, 바쁜 일정에 쫓겨 미처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지 못한 분들께 가을하늘을 전한다.
받으셨다면 이제부터 당신이 가을이다.“ㅇㅇㅇ가을님! 이미 잘 패인 당신의 행복이 오늘 하루도 잘 익었기를 기도한다.”여기까지 읽으셨다면 당신의 이름을 'ㅇㅇㅇ'에 넣고 다시 한 번 읽어주세요.
꼭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