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국민서관(주) 콘텐츠기획본부장
'도덕을 가진 자'라는 관념은 우리 민족이 예나 지금이나
가지고 있는 '인간'에 대한 생각이라고 한다.
도덕은 종교와 달리 초월자와의 관계가 아닌 인간의 상호 관계를 규정한다.
그러므로 설령 종교가 다르더라도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충분히 도덕적일 수 있다.
그렇기에 외적 강제력을 갖는 법률이 정한 규범을 지키는 일도 마땅히 중요하지만,
구성원들 간에 스스로 지켜야 할 내면적 원리인 도덕을 가질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인간다울 수 있으며,
스스로 지키려는 자만이 '도덕을 가진 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곧게 뻗은 길이 보기에도 좋고 다니기에도 편리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길이 곧을 수는 없다.구비 구비 돌아가는 길도 본연의 일에 충실하다면,
그리하여 설령 곧지 않더라도 걷고 달릴 수 있다면,그래서 이동의 통로가 될 수 있다면,
충분히 길이다.길이 지켜야 할 내면적 원리에 충실했으므로
‘도덕을 가진 길’이라 칭할 만 하다.도덕을 가진 길 위에서 도덕을 가진 자로 나아갈 수 있다면,그 길이 구비 구비 돌아가는 길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충분히 인간다울 수 있겠다. 길도 사람도 스스로 지킬 일이다.